5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교육관에서 캐나다인 조지프 왕(왼쪽 두번째 앉은 이)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2차 대전 당시 일본군의 만행을 규탄하고 있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제공
“위안부 문제 인정 않는것은 희생자에 대한 모욕” 분노
일본군 위안부 출신 할머니들이 매주 수요일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여는 수요집회에 일본 고교생들이 참여(<한겨레> 3월29일치 4면 참조)한 데 이어 캐나다인도 동참했다. 지난 3일 한국에 들어와 4일 정기 수요집회에 참여한 조지프 왕(59)은 “처음에 느낀 건 분노였다”며 “문명화된 국가에서 어떻게 그런 발언을 할 수 있느냐”고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망언을 규탄했다. 그는 “위안부 문제를 인정하지 않는 아베 총리의 발언은 희생자에 대한 모욕”이라며 “한편으로는 아베 총리가 그런 말을 해 전세계에 분노를 일으키고 진실을 알릴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줘 거꾸로 즐겁다”고 말했다. 왕은 캐나다 토론토에서 ‘2차 세계대전에 대한 교육 진흥과 역사 바로알리기 협의회’(ALPHA)를 이끌고 있다. 이 시민단체는 서구사회에 2차 대전 기간에 일본군이 저지른 온갖 학살과 만행을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 특히 이런 역사적 사실을 학생들이 필수적으로 배우도록 교과 과정에 반영시키는 운동을 벌여, 2005년부터 온타리오주의 초·중등학교 900여곳에서 관철시켰다. 일본 우파 정치인들의 계속되는 망언에 대해, 왕은 “그동안 서구사회는 위안부 문제를 비롯해 일본이 2차 대전 동안 저지른 잘못에 침묵해 왔다”며 “최근 캐나다 외무장관이 처음으로 국회에서 아베 총리의 망언을 비난하는 등 침묵을 깨는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일고 있다”고 전했다. 이 단체는 오는 8월께엔 난징대학살 70주년을 맞아 중국계 미국인인 아이리스 장의 작품 <난징의 강간>을 다큐멘터리로 만들어 내놓을 계획이다. 전진식 기자, 노현웅 수습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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