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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인혁당 추모제…그때 그 사형장서 ‘고개숙인 정부’

등록 2007-04-09 20:35수정 2007-04-09 22:37

‘인혁당 재건위’ 사건 희생자 추모제가 9일 낮 서울 서대문형무소 기념관에서 열린 가운데, 정진호 법무부 장관이 유족들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있다. 이날 추모제에는 정부의 사죄 뜻을 담은 공식 추도사가 희생자들이 갇혔던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에서 처음으로 울려 퍼졌다. 김봉규 기자 <A href="mailto:bong9@hani.co.kr">bong9@hani.co.kr</A>
‘인혁당 재건위’ 사건 희생자 추모제가 9일 낮 서울 서대문형무소 기념관에서 열린 가운데, 정진호 법무부 장관이 유족들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있다. 이날 추모제에는 정부의 사죄 뜻을 담은 공식 추도사가 희생자들이 갇혔던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에서 처음으로 울려 퍼졌다.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고인·유가족에 애도” 첫 공식 유감 표명
조작된 대표적 공안사건으로서 재심을 통해 무죄 선고가 난 ‘인혁당 재건위 사건’에 대해 정부가 처음으로 공식적인 사과의 뜻을 표명했다.

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서 열린 32주기 인혁당 재건위 사건 추모제에서 김성호 법무부 장관은 정진호 차관이 대신 읽은 추도사를 통해 “인혁당 재건위 사건으로 유명을 달리하신 고인들과 그 유가족들께 심심한 애도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가 추모제에 참석해 추도사를 읽은 것은 처음이다. 김 장관은 “사법행정을 책임지는 법무부 장관이 고인들의 명복을 비는 기회를 갖는 것이 뼈아픈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정부 차원의 약속이라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국가도 과거의 잘못을 밝히고 사과함으로써 훼손된 국가권력의 도덕성과 신뢰를 다시 세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유족들과 인권단체들은 정부 차원의 공식 사과를 강력히 요구해 왔으며, 정부가 이를 받아들여 이날 법무부 장관의 사과 표명이 이뤄졌다.

추모제가 이 사건 피해자들의 사형이 집행된 곳에서 열린 것도 처음이다. 지난 1975년 4월9일 하재완·도예종씨 등 8명이 사형이 확정된 지 18시간 만에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이곳에서 김정환 시인이 추모시를 읽는 동안 300여명의 참석자 대부분은 눈물을 글썽이며 말을 잇지 못했다.

고 우홍선씨의 부인 강순희(74)씨는 “남들은 (무죄 판결이 나서) 잘됐다, 좋겠다고 하지만 추모제에 올 때마다 눈물이 많이 난다”며 “마치 언제나 통곡할 준비가 돼 있는 사람처럼 그런 감정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추모제에 앞서 열린 ‘인혁당 재심 판결의 경과와 의의’ 세미나에서 이호중 한국외대 교수(법학)는 “고문조작 의혹 사건 등에 대해 재심 요건을 완화하고 특별재심 기회를 인정하는 재심특별법이 마련돼야 한다”며 “나아가 반인권적 악법에 기초한 판결에 대해 입법을 통해 일괄 파기하는 판결파기법의 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전진식 기자, 노현웅 수습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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