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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최초’ 내세우다…서울대 또 망신살

등록 2007-04-13 02:08수정 2007-04-13 08:53

“일본이 위안부 동원 네덜란드기록 입수” 발표

알고보니 5년 전 국내출판 책에 실려있는 자료
서울대가 ‘최초·최고’라는 연구성과를 앞세우다 정작 기본을 놓치는 일이 잇따라 벌어지면서 신뢰도에 커다란 흠집을 남기고 있다.

이 대학 정진성 교수(사회학과)는 12일 기자회견을 열어 일본군 특별해군 헌병대가 길거리에서 여성들을 잡아들여 강제로 군 위안소에 넣었다는 내용의 네덜란드 정보부대 보고서를 네덜란드 정부기록보존소에서 확보했다며 이를 공개했다. 그는 “극비문서로 분류된 이 보고서를 미국 기자의 도움을 받아 입수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런 사실을 홍보하기 위해 서울대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일본군이 군 위안소 설립 계획, 동원, 경영 등에 직접 개입했다는 군 문서가 다수 발견된 바 있으나, ‘일본군의 위안부 (폭력적) 강제동원’을 보여주는 직접 자료의 발견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거듭 그 의미를 강조했다.

하지만 정 교수의 발표는 반나절이 채 못 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그가 네덜란드 쪽에서 어렵사리 구했다는 보고서의 내용은 이미 지난 2001년 출판된 <천황의 군대와 성노예>(당대 펴냄)라는 책에 실려 있던 것이다. 출판사 쪽은 책 내용 가운데 정 교수가 언급한 보고서 내용과 관련된 부분이 71·77쪽 등 4곳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가 기자회견에서 “관련 분야를 17년 동안 연구하면서 이런 문서는 아직 보지 못했다”고 한 말이 무색한 상황이 돼 버린 것이다.

국립대학으로서 공신력을 갖춰야 할 서울대 역시 연구결과 검증에 어설펐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더욱이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는 수의대 이병천 교수팀이 발표한 늑대 복제 논문의 연구부정 의혹을 조사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이날 정 교수의 발표로 다시 주목을 받게 된 문제의 보고서는 군 위안부 강제 동원과 관련해 매우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 최근 나온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등의 망언에 대한 명백한 반박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가 새 자료의 ‘발굴’엔 실패했지만, 자료의 시의적절한 ‘부각’엔 성공한 셈이다. 이재명 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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