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중수부장 시절 검찰의 불법대선자금 수사를 이끌었던 안대희(50·사시 17회) 부산고검장이 자신의 수사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조세포탈 범죄의 이론과 실무를 다룬 900여쪽 분량의 〈조세형사법〉이란 책을 펴냈다.
안 고검장이 펴낸 이 책은 국내외의 조세포탈 이론과 판례 등을 다룬 기존의 법률이론서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조세포탈이 이뤄지는 구조와 형태, 또 이를 규명하는 방법 등 수사 현장에서 이뤄졌던 사례들을 두루 다루고 있다. 안 고검장은 책의 머리말에서 “조세포탈은 공정한 경제질서를 침해할 뿐 아니라, 필연적으로 뇌물이나 횡령 등 다른 범죄와 연결된다”면서 “특수부 검사로서 오랫동안 경제범죄와 화이트칼라 범죄를 다뤄오면서 이같은 조세포탈의 사회적 해악과 그 대처 필요성을 깊이 인식해 왔다”고 책을 펴낸 이유를 설명했다. 특히 그는 “우리 사회에는 조세포탈을 경제활동에 필연적인, 따라서 다소 용인된 범죄라는 인식이 있다”면서 “그러나 조세포탈은 빈부 격차를 심화시키고, 부의 불법적인 세습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성실히 세금을 내는 이들을 절망하게 하는 반사회적 범죄”라고 강조했다.
안 고검장은 “대검 중수부장 재직 기간인 1년3개월을 빼면 1999년부터 꼬박 4년6개월 동안 책의 집필에 매달렸다”면서 “이론적 깊이가 부족하다는 걱정이 있지만, 실무가로서 오랫동안 연구했던 결과를 내놓게 된 기쁨을 숨기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