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비서·인턴직원, 퇴직 뒤 의사협회로 자리 옮겨
국회 드나들며 의료법 설명…보좌관들과 자주 어울려
국회 드나들며 의료법 설명…보좌관들과 자주 어울려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일부 의원실과 대한의사협회의 끈끈한 관계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의사협회 직원이 한나라당 의원실에서 파견 근무를 했다는 의혹에 이어,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의원실에서 일하던 비서와 인턴 직원이 퇴직 뒤 의사협회에 취업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아무개씨는 2004년 5~11월 한나라당의 한 의원실에서 6급 비서로 근무하다, 같은해 11월께 의사협회로 자리를 옮겼다. 바로 의사협회 직원이 파견나와 2004~2005년 1년 동안 근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의원실이다.
이씨는 의사협회로 옮긴 뒤 국회를 자주 출입하며 보건복지위 소속 의원 보좌관들과 어울렸다. 해당 의원실의 한 보좌관은 “이씨가 6급 비서로 일하다 의사협회로 옮겼다”며 “그 뒤 국회를 출입하면서 의료법과 관련해 설명하려고 자주 왔다”고 말했다. 같은 복지위 소속의 한나라당 의원 보좌관은 “이씨가 다른 보좌관이나 비서들과 함께 근무한 경험이 있어 스스럼없이 어울렸다”며 “이씨에게 법인카드가 있어 자주 (식사나 술) 자리를 가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26일 의사협회 사무실에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
또 열린우리당 보건복지위 소속 한 의원실에서 2004년 5~11월 인턴으로 일한 조아무개씨도 비슷한 시기에 의사협회로 자리를 옮겼다. 조씨 역시 이직한 뒤 이씨와 함께 국회를 출입했다.
진한석 의사협회 총무국장은 “이씨는 현재 협회에서 일하고 있으며, 조씨는 퇴직한 상태”라며 “이들의 연봉이나 직무 등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민영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그동안 잘 드러나지 않았던 이익단체들의 ‘자리를 통한 정치권 관리’가 드러나는 것”이라며 “철저한 수사와 함께 방지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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