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변흑사파’ 조직 적발 발표…검찰은 ‘범죄단체로 볼수 없다’
경찰이 중국 출신 동포들로 이뤄진 폭력배들의 집단 폭행·상해 사건을 마치 이들이 ‘범죄단체’를 결성해 범죄를 저지른 것처럼 부풀려 발표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6일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일대 ‘차이나타운’에서 중국 동포들을 모아 범죄단체를 결성해 유흥업소 주인 등을 상습적으로 폭행한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연변 흑사파’ 32명을 붙잡아 7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중국 연변에서 흑사파 조직원으로 활동하던 양아무개(39)씨가 2005년 7월 동포들을 모아 연변흑사파를 결성했다”며 “두목, 부두목, 고문, 행동대장, 행동대원 등 지휘 통솔체계를 갖췄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들이 지난해 12월부터 최근까지 중국에서 온 동포 등 9명을 때리거나 상해를 입히고, 김아무개(46)씨한테 100만원을 뜯는 등 지난해 5월부터 10개월여 동안 모두 10차례에 걸쳐 유흥업소 등에서 250만원을 뜯어냈다고 밝혔다.
하지만 수사를 지휘한 김홍일 서울중앙지검 3차장은 “범죄단체 여부에 대해서는 판단도 하지 않았다”며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폭처법) 3조(집단적 폭행 등)를 적용했다”고 말했다. 폭처법 4조에 규정된 ‘범죄단체’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범죄단체를 구성해 활동한 경우, 우두머리는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는 등 집단 폭행보다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된다.
이에 대해 경찰은 “두목 격인 양씨가 조직의 실체를 인정하며 범죄단체를 구성했다고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이들이 유흥업소로부터 뜯어낸 금액이 250만원에 지나지 않는 것을 두고서는 “중국과의 환율을 고려하면 적은 돈은 아니고 보복이 두려워서 피해자들이 입을 다물어 액수가 적다”고 말했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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