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사람 배출한 민변쪽도 고개 설레설레
안경환교수 추천돼…“이젠 실무형”주장도 최영도(66) 국가인권위원장이 23일 취임 3개월도 못 채운 채 ‘중도하차’하면서, 인권위 안팎에선 후임 위원장의 하마평이 본격화하고 있다. 하지만 참여정부가 겪고 있는 ‘인물난’은, 인권위라고 예외가 아니다. 김창국·최영도 두 전임 위원장을 ‘배출’했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쪽은 아예 고개를 가로 젓는 분위기다. 이 모임의 한 중견 변호사는 “최 전 위원장 연배에 활발한 인권활동을 펼쳤던 분들은 우선 절대적으로 숫자가 적고, 적임자로 보인다 해도 최 전 위원장과 비슷한 ‘흠결’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민변은 일단 지켜보자는 쪽”이라고 전했다. 청와대도 아직은 후임자 인선 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청와대쪽에 추천된 몇몇 인사들 가운데 안경환(56) 서울법대 교수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끈다. 추천한 쪽에서는 안 교수의 지향이 참여정부와 잘 맞고, 법무부 제1기 정책위원장과 서울법대 학장 등을 지내며 보여준 실무능력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교수는 현재 미국 산타클라라대 로스쿨의 방문교수로 가 있으며, 올 여름방학 전후 귀국할 예정이다. 인권위 내부에선 박원순(48·변호사)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와 강금실(47·변호사) 전 법무부 장관 등을 거론하고 있지만, 당사자들의 최근 활동에 비추어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인권위 주변에선 자천타천으로 한완상(68) 대한적십자사 총재와 박연철(53) 변호사 등을 거론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를 두고는 지난 번 ‘후보군’에 들었던 ‘여진’ 정도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인권위 사정에 밝은 한 변호사는 “이른바 ‘제1세대 인권 변호사’ 그룹이나 명망가에선 이제 마땅한 후보가 없는 것 같다”며 “목소리를 키우지 않으면서도 인권위의 실질을 잘 챙기고 위상을 높여갈 수 있는 ‘실무형 위원장’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한편, 위장전입을 통해 부동산을 샀던 것으로 드러나 자진 사퇴의 뜻을 밝힌 최 위원장은 이날 이임식을 열고 물러났다. 그는 이임사에서 “누구보다도 인권위를 지극히 사랑하는 제가 이번 일로 인해 인권위의 명예를 손상시키고, 직원들께 상처를 입히게 된 것을 견딜 수 없었다”며 “흠을 가진 제가 고도의 도덕성이 요구되는 위원장직을 수행하는 것은 인권위와 직원들께 또 한번 누를 끼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미처 손을 쓰지 못했던 사회권 분야의 인권개선과 다양한 인권침해 예방시스템 구축, 인권단체와의 적극적 교류협력은 앞으로도 계속돼야 할 인권위의 목표가 아닐까 생각한다”며 “야인으로서 오늘의 시련을 거울삼아 남은 인생을 이 나라의 인권향상을 위해 미력이나마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강희철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안경환교수 추천돼…“이젠 실무형”주장도 최영도(66) 국가인권위원장이 23일 취임 3개월도 못 채운 채 ‘중도하차’하면서, 인권위 안팎에선 후임 위원장의 하마평이 본격화하고 있다. 하지만 참여정부가 겪고 있는 ‘인물난’은, 인권위라고 예외가 아니다. 김창국·최영도 두 전임 위원장을 ‘배출’했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쪽은 아예 고개를 가로 젓는 분위기다. 이 모임의 한 중견 변호사는 “최 전 위원장 연배에 활발한 인권활동을 펼쳤던 분들은 우선 절대적으로 숫자가 적고, 적임자로 보인다 해도 최 전 위원장과 비슷한 ‘흠결’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민변은 일단 지켜보자는 쪽”이라고 전했다. 청와대도 아직은 후임자 인선 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청와대쪽에 추천된 몇몇 인사들 가운데 안경환(56) 서울법대 교수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끈다. 추천한 쪽에서는 안 교수의 지향이 참여정부와 잘 맞고, 법무부 제1기 정책위원장과 서울법대 학장 등을 지내며 보여준 실무능력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교수는 현재 미국 산타클라라대 로스쿨의 방문교수로 가 있으며, 올 여름방학 전후 귀국할 예정이다. 인권위 내부에선 박원순(48·변호사)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와 강금실(47·변호사) 전 법무부 장관 등을 거론하고 있지만, 당사자들의 최근 활동에 비추어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인권위 주변에선 자천타천으로 한완상(68) 대한적십자사 총재와 박연철(53) 변호사 등을 거론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를 두고는 지난 번 ‘후보군’에 들었던 ‘여진’ 정도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인권위 사정에 밝은 한 변호사는 “이른바 ‘제1세대 인권 변호사’ 그룹이나 명망가에선 이제 마땅한 후보가 없는 것 같다”며 “목소리를 키우지 않으면서도 인권위의 실질을 잘 챙기고 위상을 높여갈 수 있는 ‘실무형 위원장’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한편, 위장전입을 통해 부동산을 샀던 것으로 드러나 자진 사퇴의 뜻을 밝힌 최 위원장은 이날 이임식을 열고 물러났다. 그는 이임사에서 “누구보다도 인권위를 지극히 사랑하는 제가 이번 일로 인해 인권위의 명예를 손상시키고, 직원들께 상처를 입히게 된 것을 견딜 수 없었다”며 “흠을 가진 제가 고도의 도덕성이 요구되는 위원장직을 수행하는 것은 인권위와 직원들께 또 한번 누를 끼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미처 손을 쓰지 못했던 사회권 분야의 인권개선과 다양한 인권침해 예방시스템 구축, 인권단체와의 적극적 교류협력은 앞으로도 계속돼야 할 인권위의 목표가 아닐까 생각한다”며 “야인으로서 오늘의 시련을 거울삼아 남은 인생을 이 나라의 인권향상을 위해 미력이나마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강희철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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