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측 비협조로 시간 지연…차남친구 추적 전담팀 구성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보복폭행 의혹사건을 수사중인 서울경찰청은 2일 오전 9시30분부터 5시간 동안 서울 장교동에 있는 한화그룹 본사의 회장 집무실과 부속실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사건 당일 김 회장의 일정표와 지시사항이 적혀있는 서류, 메모 등을 압수해 보복폭행에 가담했는지를 판단하는 데 필요한 단서를 찾고 있다.
서울청 광역수사대 관계자는 "그 쪽에서 경찰이 원하는 것을 내놓지 않아 압수수색 시간이 오래 걸렸다. 압수한 문서는 얼마 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압수분량은 서류봉투 1개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관 5명은 이날 오전 불시에 한화그룹을 방문했다가 경비원의 출입 저지를 받자 한화측 변호사들에게 압수수색 영장을 보여주고 김 회장의 집무실로 들어갔다.
경찰은 김 회장 차남의 친구 A씨가 사건현장을 모두 목격한 유일한 제3자라고 보고 이날 전담팀을 구성해 소재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경찰은 "A씨가 지난 3월8일 서울 청담동 G주점과 청계산 공사현장, 북창동 S클럽 등 모든 폭행현장에 있었다"는 피해자들의 진술을 확보했다. 김 회장 차남과 초등학교 동창인 A씨는 미국 유학을 하고 돌아왔으며 출입국 기록 확인 결과 현재 국내에 체류중이라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김 회장 차남이 경찰조사에서 A씨의 집주소, 휴대전화번호를 "전혀 모른다"라고 주장하자 전담팀을 구성했으며 A씨를 찾아내면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김 회장 부자가 직접 폭행을 했는지 등을 집중조사하고 필요한 경우 대질신문을 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경찰은 또 피해자들이 "청계산에서 김 회장이 쇠파이프 등으로 직접 폭행했다"라고 진술한 반면 한화그룹측은 김 회장 뿐만 아니라 경호원 등 전원이 "청계산에 간 적이 없다"라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어느 쪽이 진실인지를 규명하는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은 김 회장의 비서와 경호원 등 40여명의 휴대전화 사용내역을 추적중이다.
경찰은 피해자들이 청계산 공사현장에 끌려갔다는 당일 시간대에 청계산 인근 기지국에 기록된 휴대전화 송수신번호 목록에 한화측 관계자의 번호가 포함돼 있다면 피해자측 진술이 신빙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경찰은 또 북창동 S클럽의 CCTV가 녹화된 하드디스크를 뒤늦게 확보해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에서 지워진 기록을 복구 중이며 전날 김 회장 자택 압수수색시 찾아낸 김 회장의 옷가지와 신발 등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보내 감식하고 있다.
김 회장의 옷과 신발에서 채취한 흙과 벤츠승용차 시트에서 발견한 흙, 나뭇가지, 식물씨앗 등이 청계산 폭행 가담설을 뒷받침할 수 있을지를 정밀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북창동S클럽 내 CCTV 하드디스크를 뒤늦게 제출한 공동사장 김모씨를 4월30일, 5월1일 두 차례 불러 김 회장 부자의 폭행장면을 목격했는지 조사했으나 결과는 공개하지 않았다.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noanoa@yna.co.kr(끝)
경찰은 북창동S클럽 내 CCTV 하드디스크를 뒤늦게 제출한 공동사장 김모씨를 4월30일, 5월1일 두 차례 불러 김 회장 부자의 폭행장면을 목격했는지 조사했으나 결과는 공개하지 않았다.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noanoa@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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