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근리 희생자·안중근 의사 유해발굴 지휘 박선주 교수
노근리 희생자·안중근 의사 유해발굴 지휘 박선주 교수
강제징용·국민방위·실미도…
‘근·현대사 영령찾기’ 10년째
“역사 정체성 첫 걸음” 행군 “오늘의 우리를 있게 한 소중한 영웅들을 흙 속에 그대로 둘 순 없지요.” 6·25전사자 유해 발굴 등 굵직굵직한 근·현대사의 희생 영령들을 보듬고 있는 충북대 고고미술사학과 박선주(60·체질인류학) 교수의 말이다. 박 교수는 4~5일께 충북 영동군 노근리 쌍굴다리에서 노근리 사건 유해 발굴 지표 조사를 한 뒤, 6일께 중국 랴오닝성 뤼순감옥으로 건너가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을 주도할 참이다. 박 교수와 충북대 유해발굴센터는 지난달 30일 충북도 등과 유해 발굴 계약을 했으며, 지표 조사를 한 뒤 타당성이 있는 3~4곳에서 유해를 발굴할 계획이다. 그는 “노근리 유해 발굴은 인권과 국가 정체성을 세우는 작업이라 조심스럽다”며 “신중하고도 명확하게 진실을 캐고 유족들의 한을 푸는 데 힘을 쏟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은 북한 쪽과 함께 이뤄진다. 남북은 안 의사 의거 및 순국 100돌을 맞아 지난달 10일 개성에서 열린 4차 실무 접촉에서 공동 발굴에 합의했다. 남북 공동 발굴단 책임 조사원으로 참여하는 그는 “안 의사 유해 발굴이 한국전쟁 전사자 남북 공동 발굴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1997년 7월 일본 홋카이도 댐·철도 공사 강제 징용자 유해 발굴을 계기로 유해 발굴을 시작했다. 2000년부터 6·25전사자 유해 발굴 책임연구원으로 참여해 지난해까지 1484구의 유해와 3만9973점의 유품을 찾았으며, 국방부 유해 발굴 감식단을 만드는 산파 구실을 했다. 2002~2003년 국민방위군 유해 발굴, 2005년 실미도 사건 희생자 유해 발굴에 이어 지난해부터는 진실 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와 함께 전국 곳곳의 민간인 학살자 유해 발굴에도 참여하고 있다. 그는 “환갑을 맞은 올해까지 한 해에 4~5개월은 산과 들에서 지내고 있다”며 “유해 발굴 관련 전문 인력과 조직을 길러 내는 것이 우리 역사의 정체성을 살리는 첫 걸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근·현대사 영령찾기’ 10년째
“역사 정체성 첫 걸음” 행군 “오늘의 우리를 있게 한 소중한 영웅들을 흙 속에 그대로 둘 순 없지요.” 6·25전사자 유해 발굴 등 굵직굵직한 근·현대사의 희생 영령들을 보듬고 있는 충북대 고고미술사학과 박선주(60·체질인류학) 교수의 말이다. 박 교수는 4~5일께 충북 영동군 노근리 쌍굴다리에서 노근리 사건 유해 발굴 지표 조사를 한 뒤, 6일께 중국 랴오닝성 뤼순감옥으로 건너가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을 주도할 참이다. 박 교수와 충북대 유해발굴센터는 지난달 30일 충북도 등과 유해 발굴 계약을 했으며, 지표 조사를 한 뒤 타당성이 있는 3~4곳에서 유해를 발굴할 계획이다. 그는 “노근리 유해 발굴은 인권과 국가 정체성을 세우는 작업이라 조심스럽다”며 “신중하고도 명확하게 진실을 캐고 유족들의 한을 푸는 데 힘을 쏟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은 북한 쪽과 함께 이뤄진다. 남북은 안 의사 의거 및 순국 100돌을 맞아 지난달 10일 개성에서 열린 4차 실무 접촉에서 공동 발굴에 합의했다. 남북 공동 발굴단 책임 조사원으로 참여하는 그는 “안 의사 유해 발굴이 한국전쟁 전사자 남북 공동 발굴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1997년 7월 일본 홋카이도 댐·철도 공사 강제 징용자 유해 발굴을 계기로 유해 발굴을 시작했다. 2000년부터 6·25전사자 유해 발굴 책임연구원으로 참여해 지난해까지 1484구의 유해와 3만9973점의 유품을 찾았으며, 국방부 유해 발굴 감식단을 만드는 산파 구실을 했다. 2002~2003년 국민방위군 유해 발굴, 2005년 실미도 사건 희생자 유해 발굴에 이어 지난해부터는 진실 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와 함께 전국 곳곳의 민간인 학살자 유해 발굴에도 참여하고 있다. 그는 “환갑을 맞은 올해까지 한 해에 4~5개월은 산과 들에서 지내고 있다”며 “유해 발굴 관련 전문 인력과 조직을 길러 내는 것이 우리 역사의 정체성을 살리는 첫 걸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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