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논현동에서 있었던 2년 전 사건 그냥 안넘어간다. 이번 보복폭행 사건과 병합도 가능하다.”(주상용 경찰청 수사국장)
“여기는 내가 책임자다. (2년 전 사건과) 같이 하라고 해도 안한다.”(장희곤 남대문 경찰서장)
3일 〈한국방송〉과 〈한겨레〉에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강남 논현동 ㅊ룸살롱 폭행 의혹이 보도되자, 이번 보복폭행 사건의 지휘계통에 있는 수사 책임자들의 혼란이 갈 데까지 갔다.
3일 오전 주상용 경찰청 수사국장은 “경찰의 수사 의지를 밝히러 왔다”며 남대문경찰서를 찾았다. 그는 “논현동 사건을 현 단계에서 모른 척 할 수 없다”며 “피해자 신원을 확보하고 탐문 수사를 벌이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번 보복폭행 사건의 영장 신청 시기에 대해서는 2년 전 논현동 사건과 종합 검토해서 결정하겠다고도 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 장희곤 남대문경찰서장은 주 국장의 말을 정면으로 치받았다. 장 서장은 “강남서에서 논현동 사건을 하든 말든 우리는 3월 사건으로만 끝까지 간다”며 “구속영장 신청도 같이 안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장 서장은 “(수사국장의 말은) 수사지침과 다를 수 있다”며 “국장은 현장에 대한 감이 떨어지고 인식이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장 서장은 또 “수사국장이 지휘자냐, 내가 지휘자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남대문경찰서장은 총경이고 경찰청 수사국장은 치안감으로 두 단계 계급 차이가 난다. 이날 경찰 주변에서는 장 서장의 이런 자신감이 광역수사대 사건을 떠맡게 된 이유와 뭔가 관련이 있지 않겠느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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