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호원들 불러모아 ‘폭행 실무’ 주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보복폭행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9일 한화그룹 진아무개(40) 경호과장을 네 번째 불러 조사한 뒤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이 지난달 17일 이 사건 관련자 가운데 맨 처음 불러 조사한 사람도 진씨였다.
한 남대문경찰서 간부는 “김 회장의 보복폭행 사건이 있었던 3월8일 아침부터 진씨가 김 회장 쪽 지시를 받아 경호원을 불러 모으는 등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진씨가 당시 경호원들을 지휘하며 ‘실무’를 도맡아 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청담동 ㄱ가라오케와 청계산 기슭 신축공사장, 북창동 ㅅ클럽 등 사건 현장을 진씨가 경호원 등을 이끌고 장악한 뒤 김 회장의 보복폭행이 이뤄졌다고 보는 것이다.
진씨는 이날 조사를 마친 뒤 ‘언론에 드리는 글’이란 자료를 내어 “(ㄱ가라오케에서) 새벽에 어린 대학생에게 무차별 폭력을 행사한 사실에 대해 사과하러 온 ㅅ클럽 종업원들이 주로 폭행한 장본인은 숨긴 채 저를 속이려 한 것에 화가 나 주먹으로 2~3회 얼굴과 몸을 친 것이 전부’라고 말했다. 진씨는 또 ‘ㅅ클럽 종업원들을 설득하기 위해 자발적 동의 아래 차에 태우고 조용한 곳을 찾다가 도산공원, 양재동 시민의 숲 쪽으로 갔으나 사람이 붐비는 시간이라 적절치 않아 청계산으로 갔다’며 ‘폭행은 하지 않았고, 실제 가해자를 찾기 위해 대화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청계산 기슭 신축공사장은 “우연히 찾았다”고 말했다.
한 한화그룹 홍보실 관계자는 “그룹 안에서 경호와 관련된 부서는 공식적으로 없으며, 부속실에 속한 조직으로만 알고 있다”며 “김 회장 집은 다른 경호업체가 경호하고, 진씨는 집 이외의 장소에서 회장을 수행한다”고 말했다. 하어영 김영희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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