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쪽 “피해자들 80억 합의금 요구” 주장

피해자들은 “합의 시도 없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에게 폭행당한 술집 종업원들이 80억원을 요구했다고 한화 쪽이 주장하고 나서 파문이 일고 있다.

강대원 남대문경찰서 수사과장은 13일 “김 회장 쪽 변호사가 지난 11일 구속영장 실질심사 때 판사에게 ‘종업원들이 합의금 명목으로 80억원을 요구했다’고 말했다”며 “판사가 이에 대해 김 회장과 진아무개 경호과장에게 추가로 확인했는데 그들은 ‘그런 얘기를 들었다’고만 했다”고 전했다. 강 과장은 “하지만 (김 회장 쪽은) 누가 피해자들과 접촉했는지 등 자세한 내용은 답변하지 않았다”며 “80억원 요구설에 대해서도 조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김 회장 쪽 한 변호사는 지난 12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대개는 몇백, 몇천만원이면 되는 것인데 오죽하면 합의가 안 됐겠느냐. 수사기관이 조사를 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80억원이라는 거액을 제시한 사람에 대해 “ㅅ클럽 조아무개 사장보다 윗선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 북창동 ㅅ클럽 종업원들은 “합의 시도는 없었다. 돈을 받지 않았다”고 말해 왔다. 한화 협력업체인 ㄷ토건 사장이 ‘치료비’조로 200만원을 줬으나 받지 않았다고 종업원들은 진술하고 있다. 피해자 가운데 ㅅ클럽 종업원 6명 외에 숫자를 맞추기 위해 ‘알바’로 동원된 3명은 수십만원씩을 받은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경찰 수사는 80억원 요구가 사실인지와 함께 종업원들이 먼저 돈을 요구했는지, 또는 한화 쪽이 먼저 합의금을 제시했는지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동안 종업원들이 입을 닫고 있었던 진짜 이유일 수도 있고, 한화 쪽의 ‘증거 인멸’을 위한 시도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남일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