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남북열차 경의선 첫 시험운행 맡은 기관사 신장철씨
17일 남북열차 경의선 첫 시험운행 맡은 기관사 신장철씨
“돌아가신 부모님을 대신해 간다는 심정으로 시험운행 임무에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이번 시험운행이 시험운행으로만 끝나지 않고 정기운행으로까지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17일로 예정된 역사적인 남북열차 시험운행 경의선(문산~개성) 구간 기관사로 선정된 신장철(55·서울기관차승무사업소)씨는 14일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고향을 다시 밟아보지 못하고 돌아가신 부모님과 주위 친지분들의 한이 저를 통해 조금이나마 풀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0년 전 세상을 뜬 신씨 부친의 고향은 북한 땅인 황해도 평산군 적암면이다. 신씨 부인 허인애(52)씨 부친의 고향도 황해도 장단이어서, 신씨 부부는 둘 다 실향민 2세인 셈이다. 신씨가 이번에 56년만에 다시 경의선을 달리는 첫 열차의 운전대를 잡게 된 것은 1980년 정식 기관사가 된 이후 현재까지 128만㎞의 놀라운 무사고 기록이 보여주는 뛰어난 운전경력 외에 이런 가족 배경도 중요하게 고려됐다. 이런 경력과 배경 때문에 그는 지난해 5월에 한 차례 시도됐던 시험운행에서도 기관사로 선정됐다. “시험운행을 하루 앞두고 문산역에서 리허설을 하던 중에 무산됐다는 연락을 받고 얼마나 실망했는지 모릅니다. 이번에는 그때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신씨는 “지난달 도라산에서 군사분계선 사이 구간의 사전점검 운전을 하면서, 군사분계선 근처에 노루와 고라니 등 야생동물들이 많이 뛰어다니는 것을 목격했다”며 “초행길인 만큼 특히 안전에 온 신경을 써서 조그만 실수도 없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신씨가 운전대를 잡는 이번 경의선 시험운행에는 부기관사인 김재균(46)씨와 검수원 이시명(39)·여객전무 이창우(50)·차장 이진아(29)씨가 한 팀이 돼 동행한다. 글 김정수 기자, 사진 한국철도공사 제공 jsk21@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