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깡패 형들이 시켜, 용서해주세요”

등록 2005-03-24 19:25수정 2005-03-24 19:25

아이스크림 훔친 중학생
2천원 동봉 사과편지 뭉클

“깡패 형들이 시켜서 아이스크림을 훔쳤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용서해주세요.”

경기 시흥시 정왕동 ㄱ아파트에서 구멍가게를 운영하는 이아무개(53·여)씨한테 최근 날아온 한 중학생의 편지다. 이 편지에는 현금 2천원도 함께 들어 있었다.

편지의 주된 내용은 ‘지난 16일께 깡패들의 강요에 못이겨 아이스크림을 훔쳤으니 용서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학생은 이 편지에서 “집으로 가는데 깡패 형들이 부르더니 ‘돈 다 꺼내봐’라고 해, 돈이 없다고 했더니 500원을 주면서 아이스크림 1개를 사고 4개는 훔쳐오라고 했다”며 “이를 거절하자 때리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훔쳤다”고 밝혔다. 학생은 이어 “가게에서 아줌마께 도움을 청하려 했지만 형들이 나중에 학교로 찾아와 때릴까 봐 그렇게 하지 못했다”며 학교 폭력에 대한 두려움을 털어놨다. 이 학생은 이 편지에서 “아이스크림을 2개 훔쳤으니 1천원은 그 값으로 받아주시고 다른 1천원은 양심을 속인 값으로 받아달라”며 가게 주인에게 용서를 구했다.

가게 주인 이씨는 “지난주 중학교 교복을 입은 학생 4명이 들어와 아이스크림 한 개 값만 내고 나머지 학생들이 갑자기 도망쳤다”며 “다음날 한 초등학생이 들어와 ‘어떤 형이 갖다 달라고 했다’며 현금 2천원이 든 이 편지를 놓고 갔다”고 말했다.

이씨는 “요즘 같은 세상에 이런 학생이 있다는 걸 알게 돼 감명받은 게 사실이지만, 어린애들이 얼마나 무서웠을까…”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시흥/김기성 기자 rpqkf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