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도 향한 정성어린 붓걸음 한국의 서예가 원양희(67·충남 서산시 지곡면 장현리)씨가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에 맞서 경북 포항~독도 간 거리만큼 써내려 가는 붓글씨 작업량으로 일본에 맞섰다. 원씨는 20평 남짓한 허름한 작업실에서 매일 새벽 3시30분께부터 식사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을 붓글씨에 몰두해 하루에 신문지 50장(40m)에 천자문과 두보·이백의 한시, 고전 등 내용을 빽빽하게 써내려가고 있다. 그가 2003년 11월부터 지금까지 쓴 신문지와 한지를 모두 연결하면 158㎞에 이르러 포항에서 독도가 267㎞인 점을 고려하면 이미 60% 가량을 갔고 연말이면 무난히 독도가는 길이만큼 다다를 전망이다. ‘통일을 염원’하며 작업 시작 30년만인 2003년 11월, 부산~신의주간 927㎞를 작품으로 잇는 대장정에 성공한 원씨는 심심하면 터져나오는 일본의 독도망언에 ‘본때를 보여주겠다’는 일념을 갖고 이후 곧바로 독도행 작업에 들어갔다. 원씨는 24일 “30년동안 매달렸던 통일작업 막바지에 일본 역사왜곡 교과서 파동이 불거지고 툭하면 독도 망언이 터져나오는 데 분을 참을 수 없었다”며 “우리 국민이 얼마나 독도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사랑하는지 확실하게 보여주겠다”고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그는 독도까지의 장정을 마치면 옛 고구려 땅으로 붓걸음을 옮겨 신의주에서 광개토대왕릉비가 있는 중국 지린성 지안현 퉁거우까지 460㎞를 잇는 ‘동북공정 대항 붓글씨 작업’에 나서기로 했다.
그는 “35세 때인 1973년 통일붓글씨 작업을 시작할 당시에는 신의주까지 도착하면 우리나라가 통일될 줄 알았는데 정성이 부족했는지 아직까지 통일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며 “독도도 가고 광개토대왕릉비에도 가고 하다 보면 언젠가는 내 정성이 통해 우리나라에 큰 경사가 있을것”이라고 말했다. 서산/손규성 기자 sks2191@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