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항공기 / 자료사진
지난달 25일 김해공항 이동로로 쓰는 유도로에 이륙시도한 ‘황당한 사고’
공항관제소 지시받고 급정거…활주로 보다 500m 짧아 대형사고 날 뻔
공항관제소 지시받고 급정거…활주로 보다 500m 짧아 대형사고 날 뻔
지난달 25일 부산 김해공항에서 아시아나 항공기가 민항기들이 이착륙 전후 이동로로 쓰는 유도로에서 이륙을 시도한 ‘황당한 사고’가 뒤늦게 드러났다.
15일 건설교통부와 아시아나항공 쪽 설명을 종합하면, 그날 오후 4시30분 승객 118명을 태우고 서울로 가려던 아시아나항공 OZ8814편 여객기(B737-500)가 정상 활주로 근처에 나란히 있는 민항기 유도로를 활주로로 착각하고 잘못 들어갔다. 이어 이 항공기는 이륙을 위해 시속 76노트(약 136㎞) 속도까지 활주하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아챈 공항 관제소의 이륙 중단 지시를 받고 급정거했다.
사고기가 진입한 유도로는 길이가 약 2743m로 민항기들이 뜨고 내리는 바로 옆의 활주로보다 500m 가까이 짧아, 이륙거리가 짧은 군용기만 활주로로 사용해 왔다. 항공기가 지정된 활주로가 아닌 다른 활주로나 유도로를 활주로로 착각하고 이착륙을 시도하는 것은, 장애물이나 이동 중인 다른 항공기와 충돌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중대한 실수다.
김해공항 이착륙 경험이 많은 아시아나항공 한 기장은 “짧은 활주로에 들어간 그 항공기가 자신이 긴 활주로에 들어가 있는 것으로 착각하고 긴 활주로 길이에 맞춰 이륙을 준비했을 것이기 때문에, 관제소의 이륙 중단 지시가 없었으면 활주로를 벗어나는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건설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이 항공기의 승무원들은 물론 공항 관제소 쪽의 잘못이 없는지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 중이다. 항공기가 엉뚱한 활주로로 들어서 이륙을 위해 시속 100㎞가 넘는 속도를 낼 때까지 파악을 하지 못한 점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 홍보팀은 “재발 방지를 위해 조종사들에 대한 교육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정수 기자 jsk21@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