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경쟁탈락자 등 겨낭 ‘막말’
논란일면 “뜻 와전” 해명·사과
논란일면 “뜻 와전” 해명·사과
“대학교수는 방학이 있고, 일 안 해도 봉급 나오고, 오후에 강의 있으면 오후에 나오고. … 오케스트라 연주가도 한 달에 한 번 두 번 공연하면, 나머진 자유시간 이잖아요.”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문제 발언’ 시리즈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엔 대학교수와 오케스트라 단원들을 비하하는 듯한 발언이 나왔다. 지난 16일 <한국방송> ‘단박 인터뷰’에서 최근의 ‘노조 비하’ 발언을 해명하면서 한 말이다. 방송 인터뷰를 한 그날에는 이 전 시장의 ‘장애아 낙태 용인’ 발언에 항의해, 장애인 단체 회원들이 그의 여의도 사무실에서 점거농성을 벌이고 있었다.
이 전 시장은 ‘노조 비하’, ‘충청 비하’, ‘민주화 인사 비하’, ‘시골 출신 비하’ 등 서울시장 시절부터 끊임없이 ‘말 실수’를 이어왔다. 그 직후 몇 차례나 “뜻이 와전됐다”며 해명 또는 사과를 거듭해왔다.
그의 ‘말 실수’는 여러 분야에 걸쳐 있지만, 대부분 ‘비하성’ 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또 그 ‘비하’가 노조 등 약자나 경쟁에서 탈락한 이들을 겨냥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빈둥빈둥’, ‘불구’, ‘프라이드가 있어 노조를 안 만든다’는 등 표현이 거칠다는 점도 비슷하다. 이번에 나온 ‘대학교수’ ‘오케스트라’에 대한 비하성 발언은 학문과 예술에 대한 이 전 시장의 인식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란 평가를 받는다.
성공신화 자신감 ‘독선적’ 표출
거침없는 말 습관도 원인인 듯 이 전 시장의 이런 ‘비하성’ 발언 뒤에는 어떤 의식구조가 자리하고 있는 걸까? 고원 서울대 한국정치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개발시대, 건설판, 공사판에서 건설 노동자들과 기싸움을 벌이면서 살아온 삶의 궤적이 반영된 것”이라며 “직업적 조건과 맞물려 독선적이고 저돌적인 면모가 체질화돼 막말이 나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입사 12년만에 현대건설 사장에 오르는 등 성공 신화를 이룩한 이 전 시장의 자신감이 때로는 독선적으로, 때로는 자신처럼 역경을 극복하지 못한 약자들을 강하게 꾸짖는 이중적인 면모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정창교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수석전문위원은 “말은 생각과 철학의 표현”이라며 “국가지도자로서 이 전 시장은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극단적인 시장·경제주의를 추진하지 않겠느냐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강연이나 언론 인터뷰를 할 때 종종 사전 원고를 무시하고 솔직하고 거침없이 말하는데, 이런 습관도 ‘말 실수’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다. “나처럼 애를 낳아봐야 보육을 얘기할 자격이 있다”, “날더러 개발독재라고 하는데, 내가 일자리를 만들 때 그 분들(민주화 운동 세력)은 무엇하던 분들이었나” 등의 말이 대표적이다. 이 전 시장 참모들은 논란 발언이 나올 때마다 이 전 시장에게 ‘표현을 조심하시라’고 당부하지만, 직설적인 이 전 시장의 성격상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고 곤혹스러워한다. 이 전 시장 캠프의 차명진 의원은 “이 전 시장이 솔직하게 표현을 하다 보니 논란이 생긴다”며 “하지만 견해가 다른 사람들도 고려하면서 발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태호 황준범 기자 ho@hani.co.kr
거침없는 말 습관도 원인인 듯 이 전 시장의 이런 ‘비하성’ 발언 뒤에는 어떤 의식구조가 자리하고 있는 걸까? 고원 서울대 한국정치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개발시대, 건설판, 공사판에서 건설 노동자들과 기싸움을 벌이면서 살아온 삶의 궤적이 반영된 것”이라며 “직업적 조건과 맞물려 독선적이고 저돌적인 면모가 체질화돼 막말이 나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입사 12년만에 현대건설 사장에 오르는 등 성공 신화를 이룩한 이 전 시장의 자신감이 때로는 독선적으로, 때로는 자신처럼 역경을 극복하지 못한 약자들을 강하게 꾸짖는 이중적인 면모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정창교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수석전문위원은 “말은 생각과 철학의 표현”이라며 “국가지도자로서 이 전 시장은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극단적인 시장·경제주의를 추진하지 않겠느냐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강연이나 언론 인터뷰를 할 때 종종 사전 원고를 무시하고 솔직하고 거침없이 말하는데, 이런 습관도 ‘말 실수’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다. “나처럼 애를 낳아봐야 보육을 얘기할 자격이 있다”, “날더러 개발독재라고 하는데, 내가 일자리를 만들 때 그 분들(민주화 운동 세력)은 무엇하던 분들이었나” 등의 말이 대표적이다. 이 전 시장 참모들은 논란 발언이 나올 때마다 이 전 시장에게 ‘표현을 조심하시라’고 당부하지만, 직설적인 이 전 시장의 성격상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고 곤혹스러워한다. 이 전 시장 캠프의 차명진 의원은 “이 전 시장이 솔직하게 표현을 하다 보니 논란이 생긴다”며 “하지만 견해가 다른 사람들도 고려하면서 발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태호 황준범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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