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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대선 앞 ‘변화와 개혁’ 희망 다시 기지개

등록 2007-05-20 19:35수정 2007-05-20 21:31

2007 한국사회 이념지도
2007 한국사회 이념지도
진보정당 선호도 39.2%…보수정당의 3.5배
‘진보층 민심이반·보수층 강화’ 통설 뒤집어
2007 한국사회 이념지도 분석해보니

국민 이념 조사는 사회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국민 의식 변화를 중심으로 분석하는 것이다. 즉 ‘시대의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다. 사회가 변화를 지향하는지 아니면 안정을 지향하는지, 또는 안정 속의 변화를 추구하는지를 점검하면 향후 한국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

변화 지향의 중도

2002년부터 실시한 4차례의 국민 이념지형 분석 결과, 일관된 진보도 아니고 일관된 보수도 아닌 혼재 비율이 완만하게 하락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2002년 5월 혼재 비율은 51.3%였지만, 그 이후 50.2%(2004년 2월) → 50.2%(2006년 5월) → 48.8%(2007년 5월)로 약간 하락하고 있다. 이러한 혼재의 변화 추이 속에서도 큰 흐름이 발견되고 있다. 국가안보 차원에서 보수입장을 보이지만 약자배려에서는 진보입장을 표방하는 혼재의 비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반면, 국가안보 차원에서 진보입장을 보이지만 약자배려에서는 보수입장을 표방하는 혼재의 비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이러한 조사 결과가 갖는 함의는 이념적으로 혼재되어 있는 중도의 경우, 최근에 올수록 방향성이 보수보다 진보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즉, 중도는 안정지향적인 입장에서 변화지향적인 입장으로 변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진보 강세, 보수 약세

‘일관된 진보’의 비율이 여전히 ‘일관된 보수’의 비율보다 높았다. 이런 조사 결과로 한국 사회는 더 이상 ‘보수편향 사회’가 아니라는 것이 다시 확인됐다. 또, 97년 정권교체 이후 진보세력에 대한 민심이반으로 보수가 강화되고 있다는 통설은 맞지 않는다는 것이 입증됐다. 특히, ‘일관된 진보‘의 변화 추이에 큰 흐름이 발견되고 있다. ‘일관된 진보’가 하락하다 다시 상승하고 있다. 이렇듯 진보적 성향의 사람들이 다시 많아지는 데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진보지지층이 결집하는 양상 때문으로 풀이해 볼 수 있다. 진보 세력의 분열과 보수 세력의 강화로 진보가 걷잡을 수 없이 추락하고 있다는 통념이 이번 조사에서 깨진 것이다.

반면 각종 재보궐 선거, 정당 지지도, 대선 후보 지도에서 보수를 대변하는 한나라당의 압도적 우세 속에서 정작 ’일관된 보수‘ 비율이 하락한 것은 충격적이다. 재보궐선거에서 열린우리당이 참패하고 대통령 지지도가 끝없이 추락하던 2006년 5월에도 일관된 보수의 비율은 22.6%로 이전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2007년 열린우리당의 유력 대권 후보가 부상하지 않고 있고 대통령이 우리당을 탈당한 상황에서 일관된 보수의 비율은 오히려 20.8%로 하락했다. 이는 한국 사회에 보수에 대한 거부 메시지가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변화와 개혁을 원한다

이번 2007년 한겨레 국민 이념조사를 통해 도출된 핵심 메시지는 국민은 여전히 변화와 개혁을 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결론의 근거로 첫째, ‘일관된 진보’의 비율이 여전히 ‘일관된 보수’의 비율보다 높고, 더욱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둘째, 국민들은 우리나라를 이끌어 가야 할 정당으로 보수정당(11.4%) 보다는 진보정당(39.2%)에 대한 선호가 3배 이상 높다. 셋째, 국민들은 여전히 보수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는 반면, 진보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다.

요약하면, 2007년 국민이념 조사는 “진보에게는 희망을, 보수에게는 위기”라는 메시지를 분명하게 전달하고 있다. 선거는 한마디로 ‘민심 읽기 게임’이다. 한국 사회의 심연에 흐르는 거대한 조류인 시대정신과 민심을 제대로 읽는 후보와 정당은 승리하고, 그렇지 못하면 패배하는 것이 대선게임의 법칙이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 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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