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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신출귀몰’ 조세형 좀도둑으로 전락

등록 2005-03-25 15:06수정 2005-03-25 15:06

조세형 (사진/ <한겨레21> 조성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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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형 (사진/ <한겨레21> 조성곤 기자) \\
1980년대 초반 고관대작들의 집을 잇따라 털어`대도'라는 별명을 얻은 조세형(67)씨가 24일 또다시 남의 집 담을 넘다 발각됨으로써 `영원한 도둑' 꼬리표를 달게 됐다.

조씨는 1998년 출소 후 새 사람으로 거듭나는 듯 했으나 제 버릇을 고치지 못하고 2001년에 이어 또다시 남의 집을 털려다 철창 신세를 지게 됐다.

젊은 시절에 신출귀몰하는 `월담솜씨'로 절도 행각을 벌였던 조씨는 아이러니하게도 한때 자신이 자문을 해줬던 사설 경비업체의 직원들에게 붙잡히는 `수모'를 겪었다. 조씨의 범행은 박정희 정권 말기인 1970년대 후반 시작됐다.

드라이버 하나만으로 철통 같은 경비를 뚫고, 권력가와 재벌의 집만을 골라 털어 상류층의 부정부패에 염증을 느끼던 서민들이 그를 영웅시하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당시 조씨가 어느 고관 집에서 훔쳤다는 물방울 다이아몬드가 공개돼 한동안 인구에 회자되기도 했다.

부유층만 노렸던 조세형은 1982년 11월 수개월에 걸친 경찰의 추적 끝에 검거됐으나 1983년 2차 공판 도중에 탈주, 115시간 동안 경찰과 숨바꼭질을 벌이다 다시붙잡혔다.

당시 조씨는 5박6일간 서울 전역을 활보하며 경찰의 추적을 따돌려 화제가 됐다.

조씨는 결국 특수절도에 도주 혐의까지 추가돼 징역 15년과 보호감호 10년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1998년 11월 청송교도소를 출소했다 조씨는 출소 후 기독교인들을 위한 집회에서 간증을 하고, 1999년 4월부터 한동안 보안전문회사인 S사의 범죄예방연구소 전문위원으로 일하며 범죄예방과 교도소 인권개선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회개한 듯한 조씨가 다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2001년 12월. 조씨는 그 해 11월24일 일본 도쿄 시부야 소재 주택 3곳에 들어가 손목시계와 휴대용 라디오ㆍ의류 등을 훔친 데 이어 인근 아파트에 침입했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일본 경찰에 붙잡혔다.


조씨는 현장에서 달아나다 일본 경찰이 출동하자 흉기를 휘두르며 저항했으나,경찰쪽에서 날아온 총알에 오른쪽 턱뼈가 스치고 오른쪽 팔이 부러지는 부상을 입었다.

일본에서 절도 및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기소된 조씨는 2001년 12월 도쿄지방재판소에서 징역 3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지난해 3월 극비리에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민첩한 몸놀림으로 대저택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물건을 훔쳤던 조씨였지만 이날은 담을 넘어 화장실 창문으로 들어갔다 전자감식장치에 걸려 범행이 금방들통났다.

더욱이 범행 탄로 후 달아나다 뒤쫓아온 경찰이 공포탄을 쏘자 더 이상 도주 하지 못하고 총성에 놀라 넘어져 조씨는 더 이상 대도가 아니라 좀도둑에 불과하다는인상을 줬다.

부패한 권력층과 기업인들의 집 주변에 겹겹이 설치된 방범시설과 경비인력 을따돌리고 감쪽같이 절도 행각을 벌였던 조씨도 첨단장비와 고희를 바라보는 나이 앞에서는 무릎을 꿇고 말았던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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