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영 강력2팀장 “보고 잊어버렸다”
강대원 전 남대문경찰서 수사과장과 이진영 강력2팀장이 ‘범서방파’ 간부급 조직원 오아무개(54)씨를 만난 사실을 검찰이 보고받았는지를 놓고 검찰이 강력히 부인하는 등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강 전 과장과 이 팀장은 오씨가 이번 사건에 개입한 것이 드러나자 4월5일, 같은달 9~10일, 같은달 중순께 등 모두 세 차례 오씨를 만난 사실을 지난 7일 스스로 털어놨다.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는 경찰의 한 간부는 지난 23일 “나중에 의혹이 생길 수도 있으니 이 팀장이 담당 검사한테 수사지휘를 받으러 간 자리에서 ‘내사 단계에서 정보를 얻기 위해 오씨를 접촉한 적이 있다’고 보고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철준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는 이날 밤 “오씨와 만난 사실을 경찰이 보고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없다”며 “담당 검사한테도 물어보니, 경찰로부터 오씨와 만났다는 보고를 받은 적이 없다고 한다”고 펄쩍 뛰었다. 경찰이 스스로 경찰에 불리한 사항을 검찰에 보고했을 리 없고, 검찰이 알았다면 어떤 조처를 취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한겨레>는 24일치에 ‘경찰이 오씨를 만난 사실을 검찰에 보고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대검찰청 간부는 이날 “조직폭력배 관련 사건에는 관심이 많은데, 그런 보고는 없었다”고 말했다. 대검 범죄정보 쪽 관계자는 “우리는 처음에 김승연 사건에 대해 첩보 수준으로 알고 있었다. 김 회장 아들이 폭행당해서 한화 쪽에서 보복했다는 정도다. 그게 우리가 처음 알고 있는 내용이었다. 김 회장의 폭행이나 조폭이 연루됐다는 것은 경찰 수사지휘 과정에서 알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한화 쪽 돈을 받은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이 팀장은 이날 오후 <한겨레>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와 “담당 검사한테 보고하라는 지시를 받았으나 정신이 없어 다른 사항들을 보고하면서 잊어버렸다”며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어영 고나무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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