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
SKT와 모바일사업 협력 가능성 타진
다음커뮤니케이션과 동영상제휴 합의
다음커뮤니케이션과 동영상제휴 합의
세계 최대 검색엔진 구글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본사 최고경영진들이 방한해 한국에서 사업영역을 적극 넓혀가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29일 서울디지털포럼에 참석차 방한한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은 에스케이텔레콤 김신배 사장을 만나 모바일 사업에서 양사 협력 확대 가능성을 논의했다. 조신 에스케이텔레콤 인터넷사업 부문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두 대표는 “어떤 디지털 서비스든지 모바일로 구현하는 게 중요하다”며 모바일 기술의 발전 방향을 논의했다고 에스케이텔레콤 쪽은 전했다.
이어 슈미트 회장은 서울 역삼동 구글코리아 사옥에서 석종훈 다음커뮤니케이션 대표와 만나, 국내 인터넷사업 환경 전반에 대해 의견을 나눈 뒤 주요 서비스의 협력 확대를 약속했다. 정지은 다음 홍보팀장은 “구글의 검색 부문과 다음의 동영상 부문 등 양사의 주요 서비스를 중심으로 사업 전반에 걸쳐 제휴를 확대하자는 원칙에 합의했다”며 “협력 모델과 제휴 방안은 앞으로 실무진을 통해 구체적으로 드러날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대표 회의는 사진 한장 남기지 않을 정도로 철저히 ‘보안’ 속에서 진행됐다. 이 때문에 두 회사가 대외적으로 공개한 ‘원칙적 합의안’ 이상을 주고받았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구글은 2000년부터 한국어 서비스를 해오고 있지만, 올해 들어 특히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월부터 다음과 검색 광고 제휴를 맺은 데 이어 지난 4월엔 국내 웹디자인 인력을 채용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이어 국내 지사의 사업운영·기술 부문 대표를 각각 선임한 바 있다.
구글 본사가 한국 시장에서의 ‘홍보 전령’으로 앞세우고 있는 한국계 웹마스터 데니스 황은 지난 4월 방한해 “정보 유통 속도가 빠르고 인터넷 문화를 선도하는 한국은 구글에 아주 중요한 시장”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를 두고 구글이 국내 포털 시장의 독과점적 특성 때문에 단독 공략보다는 제휴를 통해 한국 시장을 공략하려는 전략을 펴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많다. 다음과 웹문서 검색 결과를 공유하는 구글이, 지난달 성인인증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음의 올 1분기 검색 광고 실적은 2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 전분기 대비 26.3% 증가했다. 이들은 “검색 광고 시장이 전체적으로 팽창한 이유도 있지만, 구글과의 제휴 영향이 컸다”고 평가했다.
구글은 구글맵 등 막강한 생활지원 서비스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어, 이동통신 업체와의 사업 가능성도 그만큼 높다. 다음과는 일단 동영상 분야에서의 협력이 강화될 전망이다. 경쟁 포털사의 한 간부는 “구글의 한국시장 사업확대 의지와 다음의 동영상 서비스 강화전략이 서로 맞아 떨어지고 있다”며 “특히 지금은 검색 시장의 독점형태에 대한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이어서 두 업체의 제휴가 긴장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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