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지검 강릉지청이 26일 사기 혐의로 구속한고모(47.건축업.강원도 동해시 대진동)씨 일가족의 보험 사기 수법은 일반인들의 상상을 초월한다.
동해에서 건축업을 하던 고씨는 지난 2000년 사업이 조금씩 어려워지자 보험사기 행각을 벌이기로 작정했다.
자신과 아들(25.운전기사), 딸(22), 며느리(22) 등의 이름으로 20개 보험회사에무려 206개 상해보험에 들은 뒤 `하교길에 넘어졌다'거나 `축구를 하다 다쳤다', `계단에서 넘어졌다', `고라니를 피하다 교통사고를 냈다', `목욕탕에서 넘어졌다'는등 기상천외한 이유로 아들과 딸을 번갈아 병원에 입원시켜 보험금을 챙겼다.
심지어 지난 2002년 3월에는 여고생이던 딸을 몽둥이로 마구 폭행한 뒤 동해 모아파트 3층에서 이삿짐을 정리하다 떨어졌다고 입원시켜 보험금을 받아내기도 했다.
올 1월에는 눈쌓인 태백산을 오르다가 눈길에 미끄러져 허리를 다쳤다며 며느리(22)를 병원에 한달 넘게 입원시켜 보험금을 타낼 정도였다.
검찰수사 결과 고씨가 이같은 수법으로 지난 2000년 12월부터 지금까지 타낸 보험금만 모두 10차례에 걸쳐 1억6천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고씨는 보험회사들이 사고내용 조사없이 병원 진단서만으로 보험금을 지급해 주는 점을 이용했다.
환자로 가장해 진단서를 받는 건 식은 죽 먹기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꼬리가 길었던 고씨 일가족의 이같은 보험사기는 결국 검찰의 수사망에 걸려 들어 26일 고씨는 구속되고 나머지 일가족 3명도 불구속되면서 막을 내렸다.
(강릉/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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