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약속어긴 코리아리크루트 조사
기업들이 사원을 채용할 때 입사 지원자의 출신 대학별로 등급을 매기고 점수를 준 사실이 확인돼 국가인권위원회가 사례 검토와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인권위는 27일 채용관련 전문업체인 코리아리크루트㈜가 지난 2월 “앞으로 자의로 또는 합리적인 이유나 근거없이 ‘대학별 등급가중치’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통보해 왔으나, 현재까지도 대학별 등급가중치를 내부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인권위 관계자는 “지난해 1월 한 공기업의 채용 관련 차별에 대한 진정사건을 조사할 때 대학별로 등급을 매겨 점수를 준 서류를 발견했다”며 “이 공기업은 코리아리크루트에서 만든 대학 등급별 분류를 사용했다”고 말했다. 코리아리크루트는 4년제 대학들을 1·2·3등급, 2년제 대학을 4등급으로 분류했고, 공기업은 이를 토대로 1등급 대학에 20점, 2등급 17점, 3등급 14점, 4등급 12점을 준 것으로 조사됐다.(표 참조) 이에 따라 인권위는 지난해 11월 코리아리크루트에 대해 “대학별 등급가중치를 작성·사용해 이를 기업체에 제공한 것은 출신대학에 의한 차별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고, 코리아리크루트는 사용 중지를 약속했다. 인권위는 “지난 1월에도 코리아리크루트는 대표이사 명의로 ‘입사서류 작성시 자신의 직무능력을 적절히 표현한다면 졸업학교 등급별 가중치 점수를 충분히 보완할 수 있다’고 했다”며 “약속을 어기고 대학별 등급가중치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코리아리크루트는 “대학별 등급가중치는 대학 학력고사 배치표 3년치를 분석해 만든 것”이라며 “다면평가의 한 부분 중 학습능력을 평가하는 것으로 사회적으로 관례화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인권위는 대학별 등급가중치가 기업의 채용관행이라고 코리아리크루트가 주장하면서도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고, 오히려 등급가중치의 필요성을 간접적으로 주장하고 있다고 판단해 후속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인권위 관계자는 “채용 때 토익 점수나 대학 전공에서는 거의 차이가 없어 어느 대학 출신인가가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기업들이 학력 제한을 없앴다고 말하지만 실제로 대학별로 등급을 매겨 점수를 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기업들이 사원을 채용할 때 입사 지원자의 출신 대학별로 등급을 매기고 점수를 준 사실이 확인돼 국가인권위원회가 사례 검토와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인권위는 27일 채용관련 전문업체인 코리아리크루트㈜가 지난 2월 “앞으로 자의로 또는 합리적인 이유나 근거없이 ‘대학별 등급가중치’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통보해 왔으나, 현재까지도 대학별 등급가중치를 내부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인권위 관계자는 “지난해 1월 한 공기업의 채용 관련 차별에 대한 진정사건을 조사할 때 대학별로 등급을 매겨 점수를 준 서류를 발견했다”며 “이 공기업은 코리아리크루트에서 만든 대학 등급별 분류를 사용했다”고 말했다. 코리아리크루트는 4년제 대학들을 1·2·3등급, 2년제 대학을 4등급으로 분류했고, 공기업은 이를 토대로 1등급 대학에 20점, 2등급 17점, 3등급 14점, 4등급 12점을 준 것으로 조사됐다.(표 참조) 이에 따라 인권위는 지난해 11월 코리아리크루트에 대해 “대학별 등급가중치를 작성·사용해 이를 기업체에 제공한 것은 출신대학에 의한 차별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고, 코리아리크루트는 사용 중지를 약속했다. 인권위는 “지난 1월에도 코리아리크루트는 대표이사 명의로 ‘입사서류 작성시 자신의 직무능력을 적절히 표현한다면 졸업학교 등급별 가중치 점수를 충분히 보완할 수 있다’고 했다”며 “약속을 어기고 대학별 등급가중치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코리아리크루트는 “대학별 등급가중치는 대학 학력고사 배치표 3년치를 분석해 만든 것”이라며 “다면평가의 한 부분 중 학습능력을 평가하는 것으로 사회적으로 관례화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인권위는 대학별 등급가중치가 기업의 채용관행이라고 코리아리크루트가 주장하면서도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고, 오히려 등급가중치의 필요성을 간접적으로 주장하고 있다고 판단해 후속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인권위 관계자는 “채용 때 토익 점수나 대학 전공에서는 거의 차이가 없어 어느 대학 출신인가가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기업들이 학력 제한을 없앴다고 말하지만 실제로 대학별로 등급을 매겨 점수를 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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