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억여원을 동원해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인 루보의 주가를 조작한 세력들이 루보 이외에 코스닥 상장사 4~5곳의 주가도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부장 강찬우)는 12일 제이유그룹 부회장 출신인 김아무개(53)씨 등이 코스닥 상장기업인 ㅈ사 등 4~5곳의 주가 조작에도 관련된 사실을 파악해 금감원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올 초 300원대였던 ㅈ사 주가는 3~4월 들어 급등해 4월16일 2530원까지 오른 뒤 다시 급락해 현재는 500원대다. ㅈ사 주가가 정점에 있던 4월16일은 검찰이 루보 주가조작 사건 수사를 발표한 날이다.
ㄷ사도 올 초 5천원 가량하던 주가가 급등해 4월16일 1만3천원대를 넘었다가 급락해 현재는 6천원 수준이다. ㅅ사 주가는 지난 2월까지 1천원 가량이었지만 4월11일 3천원대까지 올랐고 지금은 1500원대로 떨어졌다. 검찰이 통보한 또다른 ㅅ사도 올 초 2천원 가량이던 주가가 4월13일 6천원 가까이 올랐다가 다시 2천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강찬우 부장은 “금융감독원에서 이들이 주가조작에 얼마나 관여했는지 등에 대해 기초조사를 벌인 뒤 검찰에 통보해오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또 이들 작전 세력이 활용한 계좌가 기존에 발표된 728개 말고도 3천여개가 더 있음을 확인했다. 강 부장은 “동원된 계좌가 크게 늘어난 만큼 전체적인 주가조작 액수도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며 “이들이 처음에는 유선 통신망으로 연결된 홈트레이드시스템(HTS)으로 주가를 조작하다가 나중엔 아이피 추적이 어려운 휴대전화 단말기 등 모바일 인터넷까지 동원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들 작전 세력과 루보의 대주주 김아무개씨의 관계, 조직폭력배 자금 유입설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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