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다단계’ 일당 체포
노래방 조명 자판기를 사면 높은 수익을 보장하겠다고 속여 3천여명에게서 1300억여원을 받아낸 무리가 경찰에 붙잡혔다. 노래방 조명 자판기는 노래방에서 일정한 돈을 넣으면 자동으로 화려한 조명이 돌아가는 제품으로, 국내에는 대당 60만원 가량의 중국산 수천대가 서울·경기 지방을 중심으로 설치됐다고 경찰이 밝혔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노래방 조명 자판기를 사면 연간 100%가 넘는 고수익을 보장하겠다’고 속여 돈을 받은 뒤 약속한 수당을 주지 않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의 사기 등)로 불법 다단계업체 ㅂ사 대표이사 조아무개(47)씨와 부회장 조아무개(50)씨 등의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13일 밝혔다. 경찰은 회사 관계자 35명도 입건했다.
경찰 조사 결과, 조씨 등이 2005년 6월 서울 강남구에 ㅂ사를 차린 뒤 노래방 조명 자판기 한대를 330만원에 사면 매달 44만원씩 1년 동안 528만원의 수당을 주겠다며 지난 2월까지 3천여명의 회원을 모았다. 이들은 2월까지는 회원들에게 약속한 수당을 지급했으나, 3월부터는 차일피일 미뤄왔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 과정에서 조씨 등은 피해자들에게 ‘하위 단계 회원을 모집해 오면 자판기 금액의 7~12%에 해당하는 수당을 더 얹어 주겠다’고 약속했다고 경찰은 덧붙였다.
경찰은 “피해자들은 유명 개그우먼 ㄱ씨가 등장하는 ㅂ사 광고가 공중파 방송에 나오면서 신뢰를 갖게 된 경우가 많았다”며 “한 피해자의 경우 한 달 만에 100여대를 산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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