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2일 새벽 중국 다롄항 부근 해상에서 중국 배와 충돌해 바닷 속에 침몰한 한국 화물선 골든로즈호의 조타실에 붙어 있는 엔진 회전수 계기판. 중심에서 왼쪽으로 약간 움직인 채 멈춰 선 바늘이 사고 당시 골든로즈호가 느린 속도로 후진을 시도했음을 설명해준다. 해양수산부 제공
한-중 공동조사 결과 발표
지난달 12일 중국 다롄항 남동쪽 해상에서 일어난 한국 화물선 골든로즈호 침몰 사고에서 중국 화물선 진성호의 과실이 더 크다는 한-중 공동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과 중국 해사당국은 지난 10~15일 중국 현지에서 벌인 공동조사를 바탕으로 이런 결론을 내리고, 19일 양국에서 각각 공동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우리 정부 조사단 단장으로 현지조사를 지휘한 김종의 중앙해양안전심판원 심판관은 이날 서울 안국동 해양수산부에서 연 브리핑에서 “두 선박이 국제 해상충돌 예방규칙에서 정한 정상적 경계를 하지 않고 안전한 항행 속도를 유지하지 않았던 게 충돌의 주요 원인이지만, 충돌 직전 골든로즈호가 먼저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었는데도 왼쪽으로 방향을 튼 진성호의 과실이 더욱 커 이번 사고의 주요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두 선박의 구체적인 책임 비율에 대해서는 이번 공동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두 선박이 가입한 보험회사들이 논의해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동조사에서는 또 진성호가 자신의 안전에 위험이 없는 상태에서 구조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사고 현장을 이탈한 것으로 확인돼, 중국이 자국 법규에 따라 처리하기로 했다.
김 심판관은 “앞으로 해양안전심판원에서는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내·외부 전문가의 자문 등을 받아 골든로즈호가 급속하게 침몰한 원인, 사고 때 자동으로 작동되는 위성비상위치지시용 무선표지설비(EPIRB)가 작동하지 않은 이유 등을 계속 조사해 밝혀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정수 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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