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 횡령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19일 오전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징역 6년을 구형받은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항소심 결심 공판 들어보니
900여억원의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이 선고된 정몽구(69) 현대차그룹 회장이 19일 열린 항소심 공판에서 “비자금 대부분을 정치자금과 근로자 사기 진작비 등으로 썼다”고 말했으나, 자세한 액수는 밝히지 않았다.
정 회장은 이날 서울고법 형사10부(재판장 이재홍)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변호인을 통해 “비자금은 현장 근로자 사기 진작 및 복리후생 지원, 영업망 구축 및 홍보 자금 등 정상적인 회계 처리가 어려운 곳에 썼다”며 “6∼7년 동안 개인적으로 쓴 돈은 30억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정치자금 120억, 개인적으로 쓴 돈 30억
750억은 근로자 사기진작비 등에 썼다? 재판부는 지난 5일 공판에서 검찰과 변호인 양쪽에 “비자금 900억여원의 사용내역을 좀더 구체적으로 밝혀달라”고 석명을 요구했다. 변호인단은 △2003년 대선자금 수사 때 김동진 부회장이 처벌받은 내용으로 정치자금 100억∼120억원 정도를 썼고 △정 회장이 출장 여비 등 개인적으로 쓴 돈은 30억원 정도이며 △나머지는 현장 근로자 사기 진작비, 기아차 노조 지원비, 해외 영업 경쟁 필요 자금, 새로운 딜러 영입 등에 사용했다는 내용의 자료를 냈다. 사기 진작비 등에 쓴 돈이 750억~770억원이라고 주장한 셈이다. 검찰은 이날 자료를 내지 않았다. 검찰은 2005년 정 회장을 구속하면서, 2002년 대선을 앞둔 9월부터 12월까지 170억여원이 현대차 계열사인 글로비스의 비밀금고에서 빠져 나갔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회사 운영 관련 비용은 6∼7년에 걸쳐 사용됐고, 회계처리가 안 돼 이제 와서 사용 내역별 금액을 정확히 알 수는 없다”며 “재판부에는 추정 금액을 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이날 공판에서 변호인의 질문에 답변하는 형식으로 “처음 1년 1200억원, 이후 7년 동안 해마다 비슷한 액수의 재산을 환원하겠다”며 “오는 9월 사회공헌위원회를 발족할 예정이고, 종로 사옥에 100평 규모의 사무실을 만들고 위원회 인선, 직원 채용 및 집기 마련 등 작업을 하고 있다”고 사회공헌 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검찰, 징역6년 구형…내달 10일 선고
정 회장 “9월에 사회공헌위원회 발족”
정 회장은 최후진술에서 “아이엠에프(외환위기)로 어려울 때 현대차·기아차의 경영을 맡고서 앞만 보고 달리느라 잘못된 관행을 빨리 정리하지 못했다”며 “회사와 국가 경제를 위해 마지막으로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검찰은 논고에서 “1천억원이나 되는 비자금을 조성해 비공개로 썼고, 국내 기업의 대외 이미지에 큰 손상을 준 점에 비춰 엄정히 처벌돼야 한다”며 징역 6년을 구형했다. 또 함께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6개월,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김동진 부회장에게는 징역 4년을 구형했다. 정 회장 등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은 7월10일 오후 3시에 열린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750억은 근로자 사기진작비 등에 썼다? 재판부는 지난 5일 공판에서 검찰과 변호인 양쪽에 “비자금 900억여원의 사용내역을 좀더 구체적으로 밝혀달라”고 석명을 요구했다. 변호인단은 △2003년 대선자금 수사 때 김동진 부회장이 처벌받은 내용으로 정치자금 100억∼120억원 정도를 썼고 △정 회장이 출장 여비 등 개인적으로 쓴 돈은 30억원 정도이며 △나머지는 현장 근로자 사기 진작비, 기아차 노조 지원비, 해외 영업 경쟁 필요 자금, 새로운 딜러 영입 등에 사용했다는 내용의 자료를 냈다. 사기 진작비 등에 쓴 돈이 750억~770억원이라고 주장한 셈이다. 검찰은 이날 자료를 내지 않았다. 검찰은 2005년 정 회장을 구속하면서, 2002년 대선을 앞둔 9월부터 12월까지 170억여원이 현대차 계열사인 글로비스의 비밀금고에서 빠져 나갔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회사 운영 관련 비용은 6∼7년에 걸쳐 사용됐고, 회계처리가 안 돼 이제 와서 사용 내역별 금액을 정확히 알 수는 없다”며 “재판부에는 추정 금액을 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이날 공판에서 변호인의 질문에 답변하는 형식으로 “처음 1년 1200억원, 이후 7년 동안 해마다 비슷한 액수의 재산을 환원하겠다”며 “오는 9월 사회공헌위원회를 발족할 예정이고, 종로 사옥에 100평 규모의 사무실을 만들고 위원회 인선, 직원 채용 및 집기 마련 등 작업을 하고 있다”고 사회공헌 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검찰, 징역6년 구형…내달 10일 선고
정 회장 “9월에 사회공헌위원회 발족”
정몽구 회장이 주장하는 비자금 사용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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