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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사기성 해외관광 고발했다가 수배자 신세된 관광가이드

등록 2007-06-29 18:52수정 2007-06-29 19:01

사기성 저가 관광을 고발하는 카페를 운영했던 장경찬씨가 지난 26일 낮 자신이 운영했던 카페에 올라온 게시물을 가리키며, 관광업계가 자신을 협박했던 일을 설명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사기성 저가 관광을 고발하는 카페를 운영했던 장경찬씨가 지난 26일 낮 자신이 운영했던 카페에 올라온 게시물을 가리키며, 관광업계가 자신을 협박했던 일을 설명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호주여행 바로잡기 카페’ 운영자 장경찬씨
동종 업계 종사자들 ‘업무방해’ 고소·고발
“순진한 관광객 속이는 업체들 문제아닙니까”
오스트레일리아에서 관광 가이드로 일하던 장경찬(39)씨는 지난 12일 6년 만에 한국 땅을 밟았다. 그런데 귀국 6일 뒤 친구한테서 “서울 서대문경찰서에 수배돼 있단다”라는 말을 들었다. 다음날 경찰서를 스스로 찾아간 장씨는 수배 이유를 확인하고는 분통이 터졌다.

“사기성 저가 관광으로 순진한 관광객을 속이는 업체들이 문젭니까, 이를 바로잡자는 제가 문젭니까?”

그가 수배자가 된 건 오로지 “관광 가이드를 떳떳하게 하고 싶다”는 소박한 바람 때문이었다.

오스트레일리아의 대학에서 관광학을 전공하고 일본계 여행사에서 일하던 그는 한국과 오스트레일리아를 아우르는 여행사업가가 되고 싶어, 현지의 한국 여행사로 자리를 옮겼다. 하지만 장씨는 관광 가이드로 1년 동안 한국 관광의 현실을 접하면서 “여행업을 접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한국의 관광이 저가·저질 관광을 넘어 관광객의 안전까지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어림잡아 200만원은 돼야 할 상품이 한국 대형 여행사에서는 절반인 99만9천원에 나왔고, 그 차이는 현지의 가이드가 메워야 했다. 장씨는 “관광객을 태울 수 없는 무허가 차량이나 보험에 들지 않은 차량, 6개월마다 받아야 하는 안전점검도 받지 않은 차량이 운행되는 경우도 자주 있었다”며 “관광 코스로 지정된 가게에서 정부의 허가도 받지 않는 건강식품을 사는 관광객들을 보면 퇴근 뒤 딸아이의 얼굴 보기가 무서웠다”고 말했다.

가만있을 수 없었다. 장씨는 지난해 5월 현지에서 한국의 한 포털사이트에 오스트레일리아 저가 관광을 고발하는 ‘호주여행 바가지쇼핑 바로잡기 카페’를 열었다. 같은 업계의 사람들한테도 동참을 호소했다. 반응은 차가웠다. 그는 “인터넷 카페를 접지 않으면 해치겠다는 전화 협박도 있었다”고 말했다. 자신도 모르게 6개월이 넘도록 수배자가 됐던 것도 카페 활동 때문이었다. 오스트레일리아 여행업을 하는 사람 등 5명이 그를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고, 지난해 11월부터 수배자가 된 것이었다.

장씨는 “캄보디아 항공기 추락 사고로 저가 관광 문제가 다시 불거지고 있지만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라며 “이번 기회에 동남아뿐만 아니라 전세계 모든 지역에 걸쳐 만연된 사기성 저가 관광의 실태가 명백하게 드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장씨는 애초 다음달 5일 출국할 예정이었지만 출국도 미룬 상태다. 그는 “누가 옳은지 끝까지 가려보고 싶다”고 말했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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