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재판장 김윤권)는 9일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 무죄가 선고된 강아무개씨 등 전·현직 경찰관 3명이 “무죄가 선고된 혐의를 사실인 것처럼 소개한 교육용 책자가 배포돼 명예가 훼손됐다”며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국가는 강씨 등에게 300만원씩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이 책자에서 해당 사례를 없애고 경찰청 홈페이지에 게시된 내용도 삭제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 책자는 경찰 교육자료로서 공익적 가치가 있지만 무죄가 확정된 사건이 부패 사례로 소개돼 강씨 등이 입게 될 불이익이 훨씬 더 크다”며 “국가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강씨 등은 2004년 수뢰 혐의로 구속됐지만 지난해 4월 무죄가 확정됐으며, 구속 전 정년퇴직한 1명을 제외한 2명은 파면처분을 당했다가 복직됐다. 이들은 국가청렴위원회가 지난해 제작한 〈경찰분야 부패 가이드〉 책자에서 ‘단속 묵인 등 대가로 뇌물을 받은 사례’로 자신들이 구속될 당시의 언론 보도 등을 제시하고, 이 책자를 일선 경찰서 등에 배포하자 소송을 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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