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홍보대행사 첫 아시아계 수석부사장 김성혜씨
다국적 홍보대행사 첫 아시아계 수석부사장 김성혜씨
“정보를 감출 수 있는 세상이 아닙니다. 기업이 투명해지지 않으면 안되는 세상이 됐습니다.”
미국 보스톤에 본부를 둔 다국적 홍보(PR)대행사 브로더월드와이드의 김성혜(50) 수석부사장은 홍보 일을 하면 할수록 ‘솔직함’의 중요성을 절실하게 느낀다고 한다. 그는 한국에서 일하면서 지난달 이 회사의 수석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브로더월드와이드 창립 22년만에 최초의 아시아계 수석부사장이다.
김 수석부사장은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누구나 다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세상이 됐다. 메시지를 주는 정보원을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느냐에 대한 문제는 있지만 (메시지가 거짓이라면) 많은 이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39살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홍보업에 뛰어들었다. 지난 1995년 인컴브로더(브로더월드와이드의 한국 파트너사)의 전신인 인컴기획에 합류한 뒤, 1999년 당시 한국 진출을 모색하던 브로더월드와이드에 스카우트 됐다.
“대학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했고 방송국 프로듀서를 꿈꿨지만, 당시에는 방송국이 통폐합되고 언론의 자유가 많이 억압되던 시기였습니다. 외국계 은행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1990년대 초 한 기업에서 세일즈 마케팅 업무를 하면서 자연스레 홍보쪽 일을 접하게 됐습니다. 학교 졸업 10년만에 전공을 살린 셈이죠.”
한국에 홍보대행업이 등장한 것은 1980년대 후반쯤이다. 김 수석부사장은 여전히 홍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있는 현실을 안타까워 한다. 그는 “외환위기 이후 홍보 회사가 많이 생겼다. 홍보도 전문 지식과 교육이 필요한데 준비가 된 분들이 많이 없었다. 홍보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면서 앞으로도 회사가 많이 생겨날 텐데 홍보에 대한 철학과 윤리기준이 공유되야 한다”고 말했다.
김 수석부사장은 홍보일을 꿈꾸는 젊은이들이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외국어 능력보다도 사람에 대한 관심이라고 강조했다. “사람을 좋아하지 않으면 하는 일이 즐겁지 않아요. 또 제한된 시간내에 결과물 내야되야 하기 때문에 심리적, 육체적 노동 강도가 높은 일 입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사진 인컴브로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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