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희씨의 <나는 너를 기억하고 있어>
예술가 8명 ‘수인선’ 따라 작품 전시회
“도심속 역사적 공간으로 자리매김 했으면”
“도심속 역사적 공간으로 자리매김 했으면”
도시 개발로 사라지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울창한 가로수, 맹꽁이와 반딧불이가 살던 습지와 숲, 도심의 낡은 철도역사, 그리고 오래된 영화관 등. 개발과 함께 사라져간 도시의 낡은 풍경은 이제 기억으로만 남아 도시의 공간을 떠돈다.
10여년 전 수인선 역시 폐선됐다. 이제는 도시 곳곳에 폐선의 흔적만을 지닌 채 남아있는 경기 안산지역의 협궤철로 변으로 사람들이 모였다. 개인 전시회나 작업실 안에만 머물렀던 작가들은 사회적으로 시민들과의 소통을 위해 밖으로 나왔다.
공무원과 시민들은 작가들과 함께 기억 뿐인 수인선 협궤철도에 대한 그들의 ‘과거’ 이야기와 흔적 뿐인 협궤철로 재활용 방안 등 ‘미래’ 이야기를 나눴다. 안산지역에서 이뤄진 ‘공공예술프로젝트’인 ‘사라지는 것들···수인선-협궤변’은 신흥 공업도시인 안산에서 사라진 도시의 옛 모습과 미래를 향한 ‘질문과 해답찾기’다. 폐선 전 하루에 4번씩 운행된 수인선 옆으로 난 지하철 4호선을 따라 2달에 걸쳐 8명의 작가들의 작품이 선보였다.
최승미의 <협궤 땅따먹기>, 송부영의 <기억의 창고>, 백효진의 <수인선을 기억하십니까>, 하진란의 <숨은 기억 찾기>등의 작품이 시민 참여 속에 설치됐다. 최근에는 4호선 상록수역과 한양대역 사이 수인선 협궤 철로변에 김진희씨의 <나는 너를 기억하고 있어>라는 작품이 설치됐다. 안산이 고향인 작가 김씨에게 협궤철로는 “어릴 적 철길 넘어 친구 집을 찾아갔다가 키 순서대로 나란히 누워 낮잠을 자던 친구 가족의 행복한 모습의 순간”으로 기억됐다. 그는 “도시에서 사라지는 주민의 생활공간 안에 협궤변이 역사적 공간으로 자리 매김하도록 작가와 시민들, 공무원이 수인선 인식 재조명에 나선 것”이라고 했다.
지난 5월16일 수인선 협궤철로변을 테마로 삼아 시작된 공공 예술프로젝트는 오는 17일 오후 안산시 단원구 4호선 고잔역 지하철 교각 아래에서 그동안 행사에 참여했던 작가들과 시민들이 이야기를 두런두런 나누는 모임인 ‘협궤 파티’를 하면서 대장정을 마무리한다. 또 17일부터 1주일간 참여작가 8명의 모든 작품과 사진들을 보는 전시회가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031)971-4492.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하진란의 <숨은 기억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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