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때 실종 디살보 일병 치아·골절 단서로 신원확인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미군 병사의 유해가 미군 당국의 집요한 신원 확인 노력으로 57년 만에 미국에 있는 유족 품에 안기게 됐다고 미군 전문잡지 〈성조〉가 15일 보도했다.
미국 제1해병사단 소속이었던 도메니코 디살보 일병은 한국전쟁에 참전했다가 중국 인민의용군의 대규모 인해전술이 펼쳐졌던 1950년 12월2일 장진호 전투에서 실종됐다. 53년 북한군과 유엔군 간의 정전협정 체결 뒤, 디살보 일병의 유해는 다른 미군 유해 1만여구와 함께 미군 쪽에 인도됐지만 신원을 확인할 수가 없었다.
하와이에 있는 미 합동전쟁포로·실종자확인사령부(JPAC)는 유전자 검사로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20여년 전 미국 오하이오주에 거주하는 여동생 샐리 피어(72)의 혈액을 채취했지만 신원 확인에는 실패했다.
디살보 일병의 부모와 2명의 누나는 디살보 일병의 행방을 찾기 위해 적십자사는 물론, 미군 당국에 편지를 보내는 등 사방으로 수소문을 했지만 가슴에 한을 품은 채 세상을 떠나야 했다. 디살보 일병의 약혼녀도 결국 다른 사람과 결혼했다.
그러나 지난해 미군은 디살보 일병의 치아에서 다른 사람과 확연히 다른 충전재를 사용한 점을 새로 발견했다. 어렸을 때 사고로 다친 오른팔의 골절 자국도 결정적 단서가 됐다. 미군은 디살보 일병의 생전 사진을 건네받아 점토로 얼굴을 복원해 냈고, 전문가들은 “완벽히 일치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디살보 일병의 유해는 그가 생존했다면 77번째 생일인 오는 19일 유족과 미 해병 의장대 등의 추도 속에 오하이오 서부 예비군 국립묘지에 묻힌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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