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 직영 시장과 다른 시장들의 비교
공시지가 가락동시장의 26% 불구 2배이상 비싸
상인들 “물값도 2배”…수협 “사기업 입장 당연 ”
상인들 “물값도 2배”…수협 “사기업 입장 당연 ”
수산업협동조합(수협)이 직영으로 운영하는 서울 강서구 외발산동 수협강서유통센터(강서농수산시장)가 다른 농수산물 시장보다 훨씬 많은 임대료와 관리비를 받고 있다. 상인들은 16일로 사흘째 관리비 인하 등을 요구하며 농성하고 있다.
강서유통센터의 3.3㎡(1평)당 월 임대료는 22만원이다. 수협 자회사가 운영하는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은 16만원이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가락동 농수산시장보다는 12만7천원이 비싸다. 한 가게의 면적이 평균 5평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다른 수산시장보다 30만~60만원 가량 비싼 셈이다. 하지만 임대료 결정 기준인 개별 공시지가는 노량진 수산시장의 절반, 가락동 농수산시장의 4분의 1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상인 이아무개(46)씨는 “시장 근처에 지하철도 없을 만큼 입지도 좋지 않아 임대료까지 내고 나면 본전을 챙기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수협 쪽은 “지난 99년 최신형 시설을 지을 때 시설투자비로 680억원이 들어갔고, 여기에서 생긴 손실이 7년 동안 127억원에 이른다”고 말했다. 수협강서유통센터 박용극 팀장은 “임대료가 높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사기업 입장에서는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서수협직판상인협의회 강규남(48) 회장은 “수산물을 파는 상인들이 살아야 어민들도 사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다른 농수산시장에 비해 관리비도 높다. 예를 들어 노량진·가락동시장에서는 물리지 않는 시설관리비 11만8천원도 내야 한다. 상인들의 더 큰 불만은 물값이다. 서울시 수도사업소 기준으로 지하수는 1t당 880원이지만, 유통센터에서는 1699원을 물리고 있다. 박 팀장은 “지하수 관리를 하려면 고정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비쌀 수밖에 없다”고 했다.
참여연대 박원석 협동사무처장은 “협동조합이 사기업이라고는 하지만 조합원 출자로 만들어졌으니 공익성이 지켜져야 한다”며 “임대료와 관리비가 상인들에게는 생존이 걸린 문제인 점을 고려하면 수협의 태도는 일종의 우월적 지위 남용”이라고 말했다.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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