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혼다 의원이 19일 오후 자신의 사무실에서 한국 학생들을 면담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평화와 평등을 위한 역사모임(HOPE) 제공
한국 고교생 만난 ‘미 하원 일본군 결의안’ 주도 마이크 혼다 의원
‘평화·평등 위한 역사모임’ 회원 18명 비공개 면담
“힘은 절대권력 아닌 스스로 신념 실천하는 과정”
‘2차대전때 일인 격리수용’ 미 사과받은 경험소개 “힘(파워)은 스스로의 신념을 실천하기 시작할 때 생긴다.” 미 하원에서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 채택을 주도해온 마이크 혼다 의원은 19일 오후 한국의 고등학생들을 만나 이렇게 당부했다. 이날 만남은 서울외국어고와 청심국제고의 ‘평화와 평등을 위한 역사모임’(HOPE) 회원인 학생 18명이 어렵게 마련한 자리였다. 하원 본회의 표결을 앞둔 미묘한 시점이라는 이유로 혼다 의원실이 막바지에 공개방침을 번복하면서 언론에 직접 공개되지는 않았다. 약속시각에 앞서 사무실에서 기다리던 혼다 의원은 모든 학생들과 인사를 나눈 뒤 “여기에 왜 왔느냐”고 물었다. 자신들의 방문 목적을 잘 알고 있을 혼다 의원으로부터 기습질문을 받고 학생들은 당황해 머뭇거렸다. 혼다 의원은 “학생들이어서 파워가 없지만 뭔가 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는 백승우(청심국제고2)군의 대답에 “파워라는 말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워는 절대권력이 아니다. 파워란 자기 스스로를 믿고 원하는 가치를 확실히 알고 그것을 발전시키는 과정이다. 스스로 신념을 믿고 실천해가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가까이는 형제자매들에게 영향을 끼치는 것부터 실천의 시작이다.” 일본계 3세인 혼다 의원은 2차대전 당시 일본인 피를 가졌다는 이유로 격리수용됐던 어린 시절 경험과 이후 미국 정부·의회의 공식사과를 받은 과정이 이번 결의안 발의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수용소에서 풀려난 뒤) 우리는 창피해서 그 얘기를 하지 않았지만, 4명의 학생과 한명의 교사가 사람들을 설득해 미 의회와 대통령의 사과를 받아냈다. 10년이 걸렸다. 그 일을 계기로 우리는 스스로 힘을 가졌다고 느꼈고 일본계 미국인들을 통합하는 계기가 됐다.” 그는 또 “우리는 사실을 얘기함으로써 용서받고 용서해야 한다. 전쟁의 폭력과 여성들에 대한 강간 범죄 같은 것을 후세에 가르침으로써 ‘우리는 이런 문제를 이렇게 풀었다’고 얘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청산은 양쪽에 도움이 된다. 과거를 과거로서 잊어버리자는 게 아니라 서로 용서하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솔교사인 맹경욱(서울외고)씨는 “이웃집 아저씨 같은 혼다 의원의 친절함과 차분하고 설득력 있는 얘기에 몇몇 학생들은 자기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고 면담 분위기를 전했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힘은 절대권력 아닌 스스로 신념 실천하는 과정”
‘2차대전때 일인 격리수용’ 미 사과받은 경험소개 “힘(파워)은 스스로의 신념을 실천하기 시작할 때 생긴다.” 미 하원에서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 채택을 주도해온 마이크 혼다 의원은 19일 오후 한국의 고등학생들을 만나 이렇게 당부했다. 이날 만남은 서울외국어고와 청심국제고의 ‘평화와 평등을 위한 역사모임’(HOPE) 회원인 학생 18명이 어렵게 마련한 자리였다. 하원 본회의 표결을 앞둔 미묘한 시점이라는 이유로 혼다 의원실이 막바지에 공개방침을 번복하면서 언론에 직접 공개되지는 않았다. 약속시각에 앞서 사무실에서 기다리던 혼다 의원은 모든 학생들과 인사를 나눈 뒤 “여기에 왜 왔느냐”고 물었다. 자신들의 방문 목적을 잘 알고 있을 혼다 의원으로부터 기습질문을 받고 학생들은 당황해 머뭇거렸다. 혼다 의원은 “학생들이어서 파워가 없지만 뭔가 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는 백승우(청심국제고2)군의 대답에 “파워라는 말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워는 절대권력이 아니다. 파워란 자기 스스로를 믿고 원하는 가치를 확실히 알고 그것을 발전시키는 과정이다. 스스로 신념을 믿고 실천해가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가까이는 형제자매들에게 영향을 끼치는 것부터 실천의 시작이다.” 일본계 3세인 혼다 의원은 2차대전 당시 일본인 피를 가졌다는 이유로 격리수용됐던 어린 시절 경험과 이후 미국 정부·의회의 공식사과를 받은 과정이 이번 결의안 발의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수용소에서 풀려난 뒤) 우리는 창피해서 그 얘기를 하지 않았지만, 4명의 학생과 한명의 교사가 사람들을 설득해 미 의회와 대통령의 사과를 받아냈다. 10년이 걸렸다. 그 일을 계기로 우리는 스스로 힘을 가졌다고 느꼈고 일본계 미국인들을 통합하는 계기가 됐다.” 그는 또 “우리는 사실을 얘기함으로써 용서받고 용서해야 한다. 전쟁의 폭력과 여성들에 대한 강간 범죄 같은 것을 후세에 가르침으로써 ‘우리는 이런 문제를 이렇게 풀었다’고 얘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청산은 양쪽에 도움이 된다. 과거를 과거로서 잊어버리자는 게 아니라 서로 용서하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솔교사인 맹경욱(서울외고)씨는 “이웃집 아저씨 같은 혼다 의원의 친절함과 차분하고 설득력 있는 얘기에 몇몇 학생들은 자기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고 면담 분위기를 전했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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