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 20억 빼돌려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인 팬텀엔터테인먼트그룹의 이도형 회장이 구속기소된 데 이어, 김준범 전 사장도 회삿돈 수십억원을 빼돌린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서울중앙지검 조사부(부장 김대호)는 지난 20일 회삿돈 20억여원을 빼돌리고 회사에 100억여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의 횡령·배임)로 김 전 사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23일 밝혔다. 김 전 사장은 2005년 사장으로 있을 때 거짓 계약서를 쓰는 등의 방법으로 회삿돈 21억원을 빼돌리고, 2005년 플레이어엔터테인먼트와 합병하면서 이중계약을 통해 회사 명의로 100억원이 넘는 추가 수익을 보장해 준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전 사장은 또 이 과정에서 공시 의무를 제대로 지키지 않은 혐의(증권거래법 위반)도 받고 있다.
김 전 사장은 2005년 초 음반회사인 이가엔터테인먼트와 영상회사인 우성엔터테인먼트를 합병시키고 골프공 제조업체였던 팬텀을 통해 우회상장을 한 뒤, 매니지먼트회사인 플레이어엔터테인먼트까지 합병해 우리나라 최대 연예기획사인 팬텀엔터테인먼트를 탄생시키는 데 주도적 구실을 했다. 김 전 사장은 지난해 대주주인 이도형 회장과 사이가 벌어지면서 갑자기 대표이사를 사임했다. 회사는 지난 5월 김 전 사장이 회삿돈 17억원을 횡령했다고 공시하고 검찰에 고소했다.
이에 앞서 지난 5월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부장 정인창)는 조세포탈과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로 이도형 회장과 김 전 사장의 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이 회장의 영장만 발부하고 김 전 사장에 대해서는 “이 회장과 지위·역할·사안을 비교할 때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기각한 바 있다. 이순혁 김지은 기자 hyu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