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16%이상…여성지위 향상으로
혼인 건수는 2%늘어 8년만에 증가 가파르게 증가하던 이혼 건수가 지난해 16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감소폭도 지난 1970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컸다. 전문가들은 최근 호주제 폐지로 이어진 우리 사회의 여성 지위 향상이 이혼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했다. 반면 지난해 혼인 건수는 8년 만에 소폭 증가세로 바뀌었다. 통계청이 30일 내놓은 ‘2004년 혼인·이혼 통계’ 자료를 보면, 지난해 이혼 건수는 14만건에 육박해 전년보다 16% 이상 줄었다.(표 참조) 연도별로 이혼 건수가 줄어든 것은 지난 1988년 이후 처음이다. 배우자가 있는 사람 1천명을 기준(유배우자 이혼율)으로 보면, 이 가운데 5.8쌍이 이혼해 전년도의 7쌍보다 1.2쌍 줄었다. 유배우자 이혼율은 지난 2000년 5.3건에서 2001년 5.8건, 2002년 6.2건, 2003년 7건까지 상승세를 이어왔다. 이혼 감소 경향은 노소를 가리지 않고 모든 나이대에서 나타났으며, 특히 남자는 35~44살대에서, 여자는 30대에서 두드러졌다. 다만 20년 이상 살아온 부부의 ‘황혼 이혼’은 상대적으로 감소폭이 작아, 유독 전체 이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전년도의 17.8%에서 18.3%로 높아졌다. 정창신 통계청 인구분석과장은 이혼율 감소에 대해 “이혼에 앞서 냉각기간을 갖도록 하는 ‘숙려기간’의 도입 등 무분별하고 충동적인 이혼을 자제하자는 사회 분위기가 확산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간단체에서는 신중하면서도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통계청과 같은 긍정적인 풀이도 가능하지만 이혼자를 위한 사회적 인프라가 부족해 더 큰 피해를 받기 때문이라는 부정적인 해석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곽배희 한국가정법률상담소장은 “90년대 중반 이후 이혼율이 급격히 높아진 것은 가정 안의 불평등과 폭력, 외도 등을 참지 못한 여성들의 독립 욕구가 높아졌기 때문”이라며 “지난해 이혼이 줄었다면 최근 호주제 폐지 등 일련의 여성 지위 향상 조처에 따른 여성들의 욕구 완화가 어느 정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곽 소장은 “막상 이혼을 한 뒤에도 냉소적인 사회 분위기 때문에 삶의 질이 나아지기는커녕 더 큰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여성들의 피해의식이 커져 이혼이 줄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혼인 건수는 31만5447건으로 전년도에 비해 2% 늘었다. 혼인 증가는 지난 1996년(9.1%) 이후 8년 만이다. 초혼 건수(23만3129건)는 전년보다 1.1% 줄었지만, 재혼 건수가 7만5565건으로 11.9%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재혼 중 여성의 비중은 20.4%로, 10년 전(9.1%)의 2배를 넘어섰다. 또 외국인과의 혼인이 3만5447건으로 전년보다 38.2% 늘어나, 혼인 증가에 기여했다. 특히 중국인 남자와의 혼인은 3621건으로 전년(1199건)보다 3배 이상 늘어났다. 통계청은 조선족의 위장결혼 등을 방지하기 위해 강화됐던 중국인과의 국제결혼 절차가 지난 2003년 7월 간소화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성곤 기자 csk@hani.co.kr
혼인 건수는 2%늘어 8년만에 증가 가파르게 증가하던 이혼 건수가 지난해 16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감소폭도 지난 1970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컸다. 전문가들은 최근 호주제 폐지로 이어진 우리 사회의 여성 지위 향상이 이혼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했다. 반면 지난해 혼인 건수는 8년 만에 소폭 증가세로 바뀌었다. 통계청이 30일 내놓은 ‘2004년 혼인·이혼 통계’ 자료를 보면, 지난해 이혼 건수는 14만건에 육박해 전년보다 16% 이상 줄었다.(표 참조) 연도별로 이혼 건수가 줄어든 것은 지난 1988년 이후 처음이다. 배우자가 있는 사람 1천명을 기준(유배우자 이혼율)으로 보면, 이 가운데 5.8쌍이 이혼해 전년도의 7쌍보다 1.2쌍 줄었다. 유배우자 이혼율은 지난 2000년 5.3건에서 2001년 5.8건, 2002년 6.2건, 2003년 7건까지 상승세를 이어왔다. 이혼 감소 경향은 노소를 가리지 않고 모든 나이대에서 나타났으며, 특히 남자는 35~44살대에서, 여자는 30대에서 두드러졌다. 다만 20년 이상 살아온 부부의 ‘황혼 이혼’은 상대적으로 감소폭이 작아, 유독 전체 이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전년도의 17.8%에서 18.3%로 높아졌다. 정창신 통계청 인구분석과장은 이혼율 감소에 대해 “이혼에 앞서 냉각기간을 갖도록 하는 ‘숙려기간’의 도입 등 무분별하고 충동적인 이혼을 자제하자는 사회 분위기가 확산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간단체에서는 신중하면서도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통계청과 같은 긍정적인 풀이도 가능하지만 이혼자를 위한 사회적 인프라가 부족해 더 큰 피해를 받기 때문이라는 부정적인 해석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곽배희 한국가정법률상담소장은 “90년대 중반 이후 이혼율이 급격히 높아진 것은 가정 안의 불평등과 폭력, 외도 등을 참지 못한 여성들의 독립 욕구가 높아졌기 때문”이라며 “지난해 이혼이 줄었다면 최근 호주제 폐지 등 일련의 여성 지위 향상 조처에 따른 여성들의 욕구 완화가 어느 정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곽 소장은 “막상 이혼을 한 뒤에도 냉소적인 사회 분위기 때문에 삶의 질이 나아지기는커녕 더 큰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여성들의 피해의식이 커져 이혼이 줄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혼인 건수는 31만5447건으로 전년도에 비해 2% 늘었다. 혼인 증가는 지난 1996년(9.1%) 이후 8년 만이다. 초혼 건수(23만3129건)는 전년보다 1.1% 줄었지만, 재혼 건수가 7만5565건으로 11.9%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재혼 중 여성의 비중은 20.4%로, 10년 전(9.1%)의 2배를 넘어섰다. 또 외국인과의 혼인이 3만5447건으로 전년보다 38.2% 늘어나, 혼인 증가에 기여했다. 특히 중국인 남자와의 혼인은 3621건으로 전년(1199건)보다 3배 이상 늘어났다. 통계청은 조선족의 위장결혼 등을 방지하기 위해 강화됐던 중국인과의 국제결혼 절차가 지난 2003년 7월 간소화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성곤 기자 cs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