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검 검사, 100만원과 고가 돌침대 수수”
검찰, “대가성 조사”…검사쪽 “받은 사실 없다”
검찰, “대가성 조사”…검사쪽 “받은 사실 없다”
현직 검사와 검찰 수사관들이 횡령 혐의로 구속된 중소기업 대표한테서 돈을 받은 사실이 검찰 수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광주지검 순천지청은 5일 광주지검의 한 검사가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에서 일하던 2005~2006년 1월 전남 여수 공단환경산업 대표 김아무개(43·구속)씨한테서 수백만원어치의 금품을 받았음을 보여주는 비자금 장부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김씨한테서 1천만원을 받은 혐의를 사고 있는 정읍지청 소속 수사관과 또 다른 수사관 1명을 조사하고 있다. 신은철 차장검사는 “김씨 쪽에서 만든 비자금 장부에 김씨가 이 검사의 어머니를 통해 돈을 건넨 것으로 나와 있다”며 “검찰 수사관 2명도 돈을 받은 것으로 나온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대검 관계자는 “김씨가 자신의 회사 고문으로 있는 이 검사의 어머니 계좌를 통해 100만원 정도를 건넨 것으로 보고됐다”며 “이 검사 쪽은 ‘어머니와 친분이 있는 김씨가 해외연수에 대한 격려금으로 준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 검사가 현금 말고도 김씨한테서 값비싼 돌침대를 받은 혐의도 조사하고 있다. 이 검사의 동생은 김씨의 변호를 맡고 있다. 그러나 이 검사는 <한겨레> 기자와의 통화에서 “(김씨한테서) 돈이나 돌침대를 받은 사실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김씨의 비자금 조성 혐의 수사가 끝나는 대로 이 검사와 검찰 수사관들이 받은 돈의 대가성 여부를 확인할 방침이다. 김종인 대검 감찰부장은 “(검사의 혐의가) 형사입건할 정도라면 입건하면 되고, 대가성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면 공무원의 품위를 어겼는지 살펴보기 위한 감찰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회삿돈 58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지난달 12일 구속됐다. 김씨가 운영하는 공단산업환경은 지에스칼텍스 여수공장이 ‘중질유 분해 고도화 공정 플랜트’ 시설의 터를 확보하기 위해 바다를 매립하는 곳에 흙과 모래를 납품한 하청업체다. 이 업체는 2004년부터 3년여 동안 110억여원어치의 골재를 납품하는 과정에서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김씨가 조성한 비자금을 정·관계 로비에 사용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광주/정대하, 고나무 기자 dokk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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