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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이명박-김경준 ‘이상한’ 소송전

등록 2007-08-08 08:28

최근 진행중인 이명박 후보-김경준씨 소송
최근 진행중인 이명박 후보-김경준씨 소송
이후보 손해배상 소장 6회 변경 이례적
김씨 ‘다스, BBK에 투자금 안냈다’ 맞소송
“옵셔널캐피탈 주가조작 피해는 이씨도 책임”
비비케이(BBK) 주가조작 사건으로 미국으로 도피했던 김경준씨가 곧 귀국하겠다는 뜻을 밝힘에 따라, 이명박 한나라당 경선후보와 김씨가 미국 법원에서 벌이고 있는 소송전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후보와 김씨는 모두 세 개의 민사소송에 얽혀 있다. 이 후보는 지난 2004년 2월 자신의 측근인 김백준씨를 내세워 미 캘리포니아주 지방법원에 김경준씨를 상대로 35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김씨와 함께 차린 엘케이이(LKe)뱅크에 이 후보가 투자한 30억원과, 이 후보가 하나은행에 돌려준 투자금 5억원을 배상해 달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 소송은 김씨가 미국으로 도피한 지 3년이나 지난 시점에 제기된데다, 그동안 미국 법원에서 6차례나 이 후보 쪽에 소장 변경을 요구하는 등 통상과는 다른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후보 쪽 은진수 법률지원단장은 “김씨가 미국에 간 사실을 뒤늦게 알아 소송이 늦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의 큰형 이상은씨와 처남 김재정씨가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는 ㈜다스도 2003년 5월, 캘리포니아주 지방법원에 김씨를 상대로 투자금 반환 청구 소송을 냈다. 비비케이에 투자한 190억원 가운데 돌려받지 못한 150억원을 반환하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씨는 “비비케이의 통장 기록에는 다스의 돈이 실제 비비케이에 투자됐다는 것을 보여주는 기록이 없다”고 주장하며 맞소송을 냈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19일 열린 한나라당 검증 청문회에서 한 검증위원은 “김재정씨와 이상은씨가 보험 만기가 돼 각각 90억원과 60억원을 빼낸 날이 김경준씨한테 돈을 줬다는 날짜와 일치한다”며 “그러나 150억원이 다시 나와서 이상은씨의 계좌로 들어가는데, 이 돈의 행방이 입증이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 쪽은 “다스가 돈을 돌려받았다면 왜 소송을 걸겠느냐”고 반문했다.

비비케이의 후신인 옵셔널캐피탈이 2004년 6월 미 연방법원에 김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도 이 후보와 김씨는 얽혀 있다. 옵셔널캐피탈의 소액 주주들은 당시 주가조작으로 투자금을 날렸다며 김씨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그런데 김씨는 “이명박씨가 (비비케이 등의) 의사결정권자이며, 문제 발생시 개인적으로 해결하겠다고 한 약속을 깼다”며 미국 법원에 이 후보도 피고로 추가해줄 것을 요청해 놓고 있다.

이들 세 소송은 만약 김씨가 국내로 송환되면 이 후보의 비비케이 연루 의혹을 규명할 핵심 고리로 떠오를 수도 있다. 소송 결과에 따라 사건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 소송이 제대로 진행될지는 불투명하다. 김씨 송환으로 미국에서의 소송 진행에 차질이 생기는 만큼, 이 후보 쪽이 미국에서의 소송을 취하하고 국내 법원에 소송을 내는 것도 상정해 볼 수는 있다. 그러나 이 후보 캠프 법률지원단장인 오세경 변호사는 “(김씨의) 재산이 미국에 있는데 여기서 소송해 봐야 소용이 없다”며 “(이 후보는) 아마 미국에서의 소송을 유지한다는 입장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규 조혜정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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