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10일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에 납치된 인질들에 대해 악의적인 내용을 담은 영문 게시물을 인터넷에 퍼뜨린 혐의(정보통신망법 위반 등)로 김아무개(21·회사원)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달 23일 서울 홍은동 집에서 납치된 인질의 미니홈피에 게시돼 있던 아프간 여행기를 왜곡해 번역한 뒤 인터넷에 퍼뜨린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국내 유명 사이트뿐 아니라 〈알자지라〉 등 아랍권을 포함한 외국 언론사 홈페이지에도 이 번역물을 올렸으며, 이 과정에서 다른 사람의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하기도 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24~25일 아프간의 이슬람사원 등에서 찬송가를 부르고 예배를 보는 피랍자 홈페이지 글이 영문으로 번역돼 사진과 함께 인터넷에 널리 퍼지자, 주요 사이트 운영자들에게 관련 내용을 삭제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김씨 등은 “정부 방침을 어기고 아프간에 간 사람들에게 사태의 책임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이들 가운데 주도적인 구실을 한 김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증거 인멸 및 도주 우려가 없다”며 기각했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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