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 화재 사고’ 유족들 주장
“터진 소방호스를 가지고 화재 진압을 했다는데 ….”
화장품 용기 제조업체 화재로 60대 할머니 노동자 6명이 참변을 당한 지 4일째인 12일 경기 의왕·안양시 등 3개 병원에 흩어져 있는 유족들은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호소하고 있다.
유족 대표를 맡고 있는 변대진씨는 “어떻게 숨졌는지 경찰이 정확히 답변하지 않고 있다”며 “그러나 유족들은 장례 비용이 만만치 않아, 사고 원인이 밝혀지기도 전에 발인을 해야 하는 처지”라고 말했다. 대부분이 저소득층인 유족들은 불어나는 장례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13~14일께 모두 발인할 예정이다.
유족들은 △최초 화재 진압에 나선 소방차 호스가 터져 물이 새는 등 화재 진압이 소홀했으며 △국립과학수사연구소(국과수)에 확인한 결과 화재 현장에서 질식사한 것으로 발표된 4명은 불을 끄려다 불에 탄 뒤 질식사한 것으로 나왔다며 경찰이 사고 원인을 ‘질식사’로 축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 공장의 손주견(35) 공장장은 <한겨레>와의 전화통화에서 “화재 신고 5분 뒤 소방차가 출동했으나 소방호스가 터져 있었다”며 “손으로 새는 물을 막으려 했으나 물이 거세 막을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3층에 올라온 소방관들에게 안에 8명이 있으니 구해달라고 했으나 들어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숨진 4명이 불을 끄려다가 불에 탄 뒤 질식사했는지에 대해 국과수 쪽은 “판단하기 어렵다”는 견해를 밝혔다. 서중석 국과수 법의학 부장은 “불을 끄다가 불이 붙은 뒤 연기를 마셨는지, 연기를 마시고 쓰려져 몸에 불이 붙었는지는 사실상 알기 어렵다”며 “구체적 상황은 사고 관련자 진술 등을 통해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군포경찰서 서상기 형사과장은 “당시 현장에 있었지만 소방호스가 터졌다는 것은 들은 적이 없다”며 “사고 원인 등은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의왕소방서 쪽은 “소방호스가 터졌다는 것은 금시초문이지만 처음 출동했던 소방차를 상대로 사실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의왕/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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