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 가입시킨 뒤 복면 쓰고 들어가 범행
보험금을 노리고 친부모를 살해한 아들이 경찰에 구속됐다.
경기 수원 중부경찰서는 지난 11일 새벽 3시40분께 수원시 장안구 자신의 집에 복면을 쓰고 들어가 아버지(58)와 어머니(51)를 칼로 찔러 살해하고 비명 소리를 듣고 달려나온 큰누나(27), 작은누나(26)에게도 흉기를 휘둘러 중상을 입힌 혐의(존속살해 등)로 이아무개(23·무직)씨를 12일 구속했다.
경찰 조사에서 이씨는 “부모님과 누나들 명의로 든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범행했다”며 “군에서 제대한 뒤 주식 투자로 3천만원을 잃었고 아버지도 사업이 어려워 1억여원의 빚이 있어 가정이 힘들었다”고 범행 동기를 밝혔다. 이씨는 지난달 21일 가족 네 명의 명의로 사망 때 각각 최고 6천만원이 지급되는 생명보험에 가입하면서 범행을 준비했다. 이씨는 가족들에게 “생활이 어려워 사고라도 나면 치료비 내기도 버거우니 보험을 들자”고 제안한 뒤 가족 1명당 3만원의 보험료 1회분을 직접 냈다.
이씨는 범행 당일 새벽 5시께 “친구와 있었다. 친척에게 연락받았다”며 병원에 나타나는 등 여유를 부리기도 했다. 그러나 “범인이 동생인 것 같다”는 누나들의 증언을 들은 경찰이 집중추궁하자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경찰은 이씨 집에서 200m 떨어진 곳에 주차된 차량 밑에서 범행에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피 묻은 복면과 운동화, 장갑 등을 발견했다.
수원/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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