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가 시인한 문건만 인정
보수성향 방청객“빨갱이” 욕설
보수성향 방청객“빨갱이” 욕설
이른바 ‘일심회’ 사건 항소심 재판부가 디지털 매체에 저장된 문건의 증거능력을 모두 인정했던 1심을 뒤집고, 작성자 본인이 인정한 문건 이외의 모든 디지털 매체 저장 문건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장민호(45)씨 등 5명의 형량도 조금 낮아졌다.
서울고법 형사3부(재판장 심상철)는 16일 일심회를 구성해 북한을 찬양하는 등의 활동을 한 혐의(국가보안법 위반)로 구속 기소된 장민호씨에게 징역 7년과 자격정지 7년, 추징금 1900만원을 선고했다. 이정훈(44)씨와 손정목(43)씨에게는 징역 3년과 징역 4년, 이진강(44)씨에게는 징역3년, 최기영 민주노동당 전 사무부총장에게는 징역 3년6월이 선고됐으며, 모두에게 같은 기간의 자격정지도 선고했다. 5명 모두 각각 2년∼6개월씩 형량이 낮아졌다.
재판부는 “1심에서는 디지털 저장매체에서 출력한 문건을 모두 유죄 증거로 봤으나 항소심에서는 이 가운데 53건만 유죄 증거로 인정하고 나머지는 불분명하거나 인정되지 않아 유죄 증거로 삼지 않는다”며 “디지털 저장매체에 들어 있는 문건의 내용은 작성자 또는 진술자의 진술에 의해 진정성이 증명된 때에 한해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일심회’라는 이적단체 구성 혐의에 대해 무죄로 판결해, 일심회를 ‘간첩단’으로 규정했던 김승규 전 국정원장의 발언 및 ‘이적단체’로 기소한 검찰의 수사 결과와는 다른 판단을 내렸다.
한편, 이날 선고가 끝난 뒤 보수 성향 방청객 10여명이 피고인들과 피고인을 지지하기 위해 나온 방청객들을 향해 ‘빨갱이 새끼’ 등의 욕설을 퍼붓는 한편, “이용훈 대법원장 아버지가 인민재판으로 양민들을 학살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몸싸움 과정을 촬영하려던 기자의 휴대폰을 빼앗고 기자들에게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하지만 법정 경위들은 이들의 신원 확인을 요구하는 기자단의 요청을 “권한이 없다”며 거부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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