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 따른 농산물 가격 변동
오이·열무등 지난달보다 큰폭 올라…포도·사과는 급락
잦은 비로 포도·사과·복숭아 등 과일은 품질이 떨어지고 소비가 주춤하면서 값이 눈에 띄게 떨어지고 있다. 반면, 상추 등 채소는 품귀 현상이 일어날 정도다.
16일 서울 가락시장 도매가격을 보면, 포도는 지난 1일 캠벨얼리 상품 5㎏ 한 상자가 평균 2만2615원에 거래됐으나 이날은 절반에도 못미치는 1만456원에 팔렸다. 충북 영동포도 한천작목반 민명식(56)대표는 “포도알이 터지고, 당도가 떨어지는 등 상품성이 없는 데다 소비가 제대로 되지 않아 값이 크게 떨어졌다”며 “비가 그치고 햇볕이 나오기만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사과의 이른 수확 품종인 아오리는 첫 출하된 지난달 27일 상품 15㎏ 한 상자가 3만6478원이었지만 이날은 2만5042원으로 1만원 이상 하락했다. 지난해 같은 날 3만3천원, 평년 평균 3만원에 크게 못미치는 가격이다. 복숭아 미백 상품 4.5㎏ 한 상자는 지난 1일 1만5015원에서 보름 만에 1만4054원으로, 같은 급의 황도는 2만2727원에서 2만814원으로 떨어졌다.
반면, 채소는 비 때문에 생산과 공급이 모두 차질을 빚으면서 값이 크게 올랐다. 여름철에 소비가 많은 ‘삼겹살의 단짝’ 상추는 지난 1일 상품 4㎏ 한 상자가 가락시장에서 9917원에 팔렸지만 이날은 2만9421원으로 2주 사이에 3배 가까이 올랐다. 지난해 이맘때 5천~7천원, 지난달 20일께 3600~5천원 안팎에 거래됐던 것에 견주면, 5~7배가 올라 사실상 ‘금추’가 됐다.
오이도 지난 1일 취청 상품 20㎏ 한 상자가 1만5270원에 팔렸지만 이날은 3만5004원에 거래됐고, 호박 쥬키니 품종 상품 10㎏ 한 상자도 지난 1일 5725원에서 2만5359원으로 크게 올랐다. 열무도 지난 1일 4㎏ 상품 한 단에 2755원에서 보름 만에 4615원으로 40% 올랐다. 그러나 공급이 안정된 배추와 무는 큰 가격 변동이 없다.
서울시 농수산물공사 조사분석팀 김병일씨는 “잦은 비로 일조량이 줄어들면서 과일은 당도 등이 떨어져 가격이 떨어지고 채소는 생산·출하량이 줄어 가격이 올랐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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