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층 입국장 ‘본방’ 불법호객 알고도 적발 안해
지난 6월29일 공항시설에서의 호객행위 금지 등을 담은 새 항공법이 시행된 뒤 7월 한달 동안 인천국제공항에서 벌어진 합동단속에서 콜밴(화물택시) 호객행위 등을 일삼은 ‘본방’(<한겨레> 8월18일치 9면)에 대해서는 단속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1일 당시 공항경찰대, 인천 중구청과의 합동단속에서 택시 호객행위 등 모두 90여건의 불법행위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본방’이 호객행위를 하는 공항 1층 입국장에서 적발된 것은 단 한건도 없다.
하지만 인천국제공항공사의 ‘항공법 개정에 따른 인천공항 불법행위 합동단속반 구성안’을 보면, 주요 불법행위 현황에 “여객터미널 내의 자가용·콜밴(화물택시) 등의 불법 호객행위”를 명시하고 있다. 합동단속에 나선 이 공항 건물 안의 호객행위를 파악하고 있었다는 뜻이다. 또 경찰은 합동단속 이전부터 ‘본방’의 책임자 정아무개(49)씨 등 1층의 호객꾼 49명의 명단을 확보하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공항공사 교통운영팀 김성수 과장은 “5명으로 이뤄진 합동단속반 외에 협력업체를 통해 단속반 7명을 따로 운영했지만, 이들도 3층이나 공항건물 바깥 도로에 배치했다”며 “(본방이 활동하는) 1층은 억세고 험해 우리 힘으로 제지하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인천 중구청은 공항건물 밖 도로 주·정차 단속만을 맡았다.
공항경찰대 한기범 외사2과장은 “새 항공법에 따라 단속 주체가 공항공사로 일원화돼, 공사 쪽에서 협조를 요청하면 지원하는 일이 경찰 업무였다”고 말했다. 그는 “호객꾼 명단은 합동단속 이전부터 파악하고 있었던 것”이라며 “경찰의 단속 근거는 경범죄처벌법의 호객행위 금지인데, 경범죄에 일일이 대응하기에는 인원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당시 합동단속은 일주일에 한차례, 금요일 아침 6시부터 저녁 7시30분까지 이뤄졌다. 공항공사 교통운영팀 김기중 팀장은 “평일에는 공사에서 별도로 운영한 단속반 7명이 순찰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름을 밝히기를 꺼린 미8군 사령부 훈련안내팀 관계자는 <한겨레>와의 전화 통화에서 “미군들 가운데 택시 바가지요금 피해를 입은 사례가 많아, 을지포커스렌즈 훈련 참가차 한국에 오는 미군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공항공사에 8월 초 호객행위 단속을 요청했지만 단속은 이뤄지지 않았다”며 “지난 7일 서울지방항공청에도 요청을 했지만 ‘관할이 아니어서 잘 모르겠다’는 답만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항공사 관계자는 “미군 쪽으로부터 단속과 관련된 연락을 받은 기록은 없다”고 말했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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