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현대차, ‘신종 위장취업’ 적발 5명 입사취소

등록 2007-08-27 19:24수정 2007-08-27 21:45

취직 위해 대졸이 고졸로 학력 감춘 것 드러나
자신의 학력을 낮춰 대기업 생산직에 취업하려는 대졸자들이 잇따르고 있다. ‘신 위장취업’인 셈이다. 극심한 취업난이 낳은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이다. 대다수 기업들은 학력과 경력 사항을 허위로 기재한 책임을 물어 입사자들을 퇴사시키고 있으나, 고학력 실업 시대에 무조건 학력을 제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은 27일 “올 3~4월 고졸(전문대 포함) 생산직군 입사자 400여명 가운데 호남권 4년제 대학 졸업자 5명이 대학에 다니지 않은 것처럼 입사 서류를 꾸며 응시한 사실이 드러나 수습기간인 지난 5월 입사 취소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현대차 관계자는 “인사기록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고교 생활기록부에 적힌 대학 진학 여부 등에 일부 의심나는 부분이 있어 당사자의 소명 절차를 거쳤다”며 “학력을 높이는 것만 위법이 아니라, 낮춰서 입사하는 것도 정당하지 못한 행위”라고 말했다. 회사 쪽은 퇴사자들이 ‘오죽했으면 졸업한 대학을 안 나왔다고 했겠느냐’ ‘의도적으로 회사를 속이려고 한 것은 아닌 만큼 일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호소했으나 받아들이지 않았다. 퇴사자들은 3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입사했다.

현대차는 4년제 대학졸업자를 대상으로 뽑는 일반 사무직군 인력이 생산직군으로 지원하면 고졸자들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며 관례적으로 검증 절차를 밟아왔다.

자동차뿐만 아니라 조선·기계·에너지·화학분야 등의 대기업 생산직에도 대졸자들이 몰리기는 마찬가지다. 이들이 학력을 낮춰 지원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취업난 때문이다. 고졸 생산직 초임 연봉이 3천만원대인 현대중공업도 생산직 신입사원 채용 때 전문대 졸업까지로 응시자를 제한하고 있다. 조선 분야의 생산직은 기능인력이기 때문에 대부분 공업고등학교 졸업자나 전문대학에서 관련 분야 기능에 대한 이론과 실습을 익힌 인력들이 필요하다. 대졸자라면 취업이 어려운 인문계 출신일텐데, 그대로 학력을 속이고 지원을 하더라도 경쟁에서 탈락하기 쉽다. 생산직도 평균 경쟁률이 5 대 1을 넘는다. 이론상으로는 대졸자도 입사원서를 낼 수 있을 것 같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셈이다.

이정희 금속노조 선전실장은 “업무 성격이 특별한 경력을 필요로 하면 학력을 요구할 수 있겠지만, 통상적 수준에 누구든지 할 수 있는 일에 학력을 제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참여자치 전북시민연대 이창엽 시민감시국장은 “고의적으로 학력을 누락시킨 것은 도덕성에 문제가 있지만 생계를 위해 학력을 낮춰서라도 취업할 수밖에 없는 지역의 열악한 고용 현실이 씁쓸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전북 지방은 대학교는 많은 반면 기업체는 전주의 현대차, 군산의 지엠대우를 제외하고는 큰 공장이 없어 취업하기가 매우 힘든 실정이다. 현대차에서 일하는 노동자 김아무개(37)씨는 “없는 학위를 있는 것처럼 속이는 게 일반적인데, 일자리를 위해 있는 학위를 밝히지 않았다고 입사 취소 처분까지 한 것은 가혹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전주/박임근, 홍대선 기자 pik007@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