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의 동생 전경환씨.
전두환(76) 전 대통령의 동생 전경환(65)씨가 수십억원대의 ‘구권화폐 사기사건’에 연루됐다.
사기죄로 여러차례 처벌받았던 이아무개(43)씨와 조아무개(62)씨는 지난해 4월 사업을 하며 알게 된 김아무개씨와 이아무개씨에게 접근해 “한국은행에서 발행한 전두환 전 대통령의 구권화폐 비자금 50억원을 실제 금액보다 30퍼센트 싸게 살 수 있다”고 꾀었다. 이씨는 지난해 6월22일 서울 송파의 한 공원에서 “내일 전 전 대통령의 구권화폐 비자금 65억원을 50억원으로 맞바꾸기로 돼 있다. 조씨가 준비한 45억원을 뺀 나머지 5억원을 주면, 원금을 포함해 6억원을 돌려주겠다”고 속이고 피해자 김씨와 이씨로부터 5억원을 수표로 받아 1억원을 가로챘다.
이들은 ‘반신반의’하는 김씨 등을 속이기 위해 조씨와 친분이 있던 전경환씨를 이용했다. 이씨는 같은달 23일 서울 한강시민공원 선상 음식점에서 이씨 등과 식사자리를 만들었고, 조씨는 옆 테이블에서 전경환씨와 식사를 했다. 이씨와 조씨는 이런 방식으로 김씨와 이씨로부터 지난해 6월 세차례에 걸쳐 모두 2억1천만원을 받아 가로챘다.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부장 변찬우)는 31일 다른 사기사건으로 징역형을 선고받고 각각 구치소와 교도소에 수감돼 있는 이씨와 조씨를 사기 혐의로 추가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전경환씨가 공범인지를 조사하려했으나, 전씨가 다른 범죄 혐의로 수배돼 잠적한 상태라 조사하지 못했다. 전경환씨는 지난 2004년 한 건설업체 대표에게 “외자유치를 도와주겠다”고 속이고 업무추진비 명목으로 7억원을 받아챙긴 혐의로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고소된 바 있다.
고나무 기자 dokk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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