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비엔날레 이사회 참석자들 “신정아씨 감독 채용 보고 못받아”
가짜 학위 파문을 일으킨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의 광주 비엔날레 감독 채용 과정이 졸속으로 이뤄졌다고 31일 박찬숙 한나라당 의원이 주장했다.
박찬숙 의원이 이날 공개한 7월4일 ‘광주 비엔날레 제98차 이사회 회의록’을 보면, 신씨는 이사회에서 “해외출장 중 일요일(7월1일)에 들어와 (한갑수) 이사장님과 면담하고, 월요일 오후에 결과를 들었고, 어제 오쿠이 예술감독과 간단히 미팅을 했다”고 채용 과정을 밝혔다. 한갑수 당시 이사장은 이 이사회에서 신씨 채용 결정에 대해 “(광주시장인 박광태) 명예이사장과도 의논을 해 오쿠이 엔위저 학장과 신정아 교수를 여러분들 앞에 내정자로 선보이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 회의에서 일부 참석자들은 결정 과정과 신씨의 자격 등에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동원 감사는 “감사로서 (채용 사실을) 전혀 몰랐다. 보고도 받은 바 없고, 오늘 여기 와서 처음 듣고 알았다”며 “내가 무엇 때문에 감사로 앉아 있는지조차 의심스럽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또 최규철 이사는 “추천자격 기준을 기본적으로라도 만들어야 하고, 최소한 검증이 있어야 한다”며 “하루 이틀 전이라도 자료가 와서, 검증하고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자리가 됐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찬숙 의원 등 한나라당 인사들은 이와 관련해 “신정아씨 주위에 권력 비호 의혹이 연일 쏟아져 나온다”며 “신정아씨 사건에 얽힌 의혹을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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