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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엄마, 이젠 어디 가지마…”

등록 2007-09-02 20:46수정 2007-09-03 01:07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에 납치됐다 풀려난 김윤영씨가 2일 오전 경기 안양 샘안양병원에서 아들과 딸을 꼭 끌어안는 모습을 남편 류행식씨(왼쪽)가 쳐다보며 미소짓고 있다. 안양/박종식 기자 <A href="mailto:anaki@hani.co.kr">anaki@hani.co.kr</A>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에 납치됐다 풀려난 김윤영씨가 2일 오전 경기 안양 샘안양병원에서 아들과 딸을 꼭 끌어안는 모습을 남편 류행식씨(왼쪽)가 쳐다보며 미소짓고 있다. 안양/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21명 샘안양병원서 1~2주간 치료…8일 고 배형규 목사 장례식
“엄마, 이제부터는 어디 가지 마. 새끼손가락 걸고 약속해….”

어느날 갑자기 사라졌던 엄마를 만난 여덟살짜리 딸은 엄마 품에 안겨 떨어질 줄 몰랐다. “어디 보자 내 새끼….” 50대 아버지는 굵은 눈물만 쏟아냈다.

2일 아침 8시10분께 19명의 피랍자와 가족들이 만난 경기 안양시 샘안양병원 샘누리홀은 남북 이산가족 상봉장을 방불케 했다.

“잃었던 자식들 돌려받았다”

석방을 양보해 화제가 됐던 이지영(36·여)씨의 어머니 남상순(66)씨는 통곡에 가까운 울음을 그치지 못했다. 이씨는 눈물을 닦아주며 목이 멘 채 “괜찮아…. 엄마 괜찮아”를 반복했다. 이씨 양보로 먼저 석방돼 분당 국군수도병원에 입원했던 김지나(32)·김경자(37)씨도 이씨에게 달려가 함께 끌어안고 눈물을 흘렸다.

금쪽같은 자식을 둘씩이나 죽음의 땅에 내놓아야 했던 서명화(29)·경석(27)씨 남매의 아버지 서정배(57)씨는 “잃었던 자식들을 돌려받았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지난달 6일 아내의 석방을 애절하게 호소하는 인터넷 동영상이 공개돼 뭇사람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던 류행식(36)씨도 부인 김윤영(35)씨와 감격의 해후를 했다. 김씨는 남편에게 “아이들과 당신을 생각하며 참아냈다. 당신, 동영상도 찍었다면서”라며 미안한 듯 웃기도 했다.


[다시 보는 ‘피랍 가족’ UCC] 아프간 아내에게 쓴 류행식의 영상편지

[%%TAGSTORY1%%]

상봉장 밖의 ‘안타까운 눈물’

그러나 이들의 먼발치에서는 슬픔의 눈물을 흘리는 가족도 있었다. 자신의 생일날인 지난 7월25일 처참하게 살해돼 주검으로 돌아온 고 배형규(42) 목사의 형 신규(45)씨는 “다른 가족들이 불편해할까봐 상봉장에는 들어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고 심성민(29)씨의 가족들은 이날 보이지 않았다.

피랍자들은 이날부터 모두 샘안양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차승균 병원장은 “장기간 억류 상태에서 우려되는 각종 질병과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등에 대해 최소 1~2주 정도 치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샘병원의 박상은 의료원장은 피랍자들이 다니는 분당 샘물교회 장로다.

4일 석방자 일부 언론 인터뷰

한편, 피랍자 가족모임 차성민(30) 대표는 “4일께 일부 피랍자들이 피랍 과정과 인질 생활 등에 대해 언론에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샘안양병원 영안실에 한 달 넘게 주검이 안치된 배 목사의 장례식은 오는 8일 치러진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에 납치됐다 풀려난 19명이 2일 아침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한 뒤 “국민에게 죄송하고 감사드린다”며 머리 숙여 절을 하고 있다. 그 뒤로 김만복 국가정보원장(뒷줄 가운데 안경 쓴 사람)과 탈레반 무장세력과 인질 석방 협상을 했던 국정원 직원(색안경 쓴 사람)이 지나가고 있다.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에 납치됐다 풀려난 19명이 2일 아침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한 뒤 “국민에게 죄송하고 감사드린다”며 머리 숙여 절을 하고 있다. 그 뒤로 김만복 국가정보원장(뒷줄 가운데 안경 쓴 사람)과 탈레반 무장세력과 인질 석방 협상을 했던 국정원 직원(색안경 쓴 사람)이 지나가고 있다.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안양/김기성 최원형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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