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취업철을 맞아 5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취업박람회에서 일자리를 찾는 젊은이들이 구인광고판을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 부산지방노동청과 부산·울산광역시청, 경남·부산·울산 중소기업청 등이 함께 마련한 이 박람회는 6일은 여성, 7일은 장애인을 상대로 계속된다. 부산/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20대 남성 실업률 3년째 악화…여성은 3년째 호전
“남성 취업준비기간 늘어나고, 여성 일자리 증가 탓”
“남성 취업준비기간 늘어나고, 여성 일자리 증가 탓”
20대 청년층의 고용 사정이 남녀에 따라 엇갈리고 있다. 20대 남성의 경우 실업률은 높아지고 고용률은 낮아지고 있는 반면, 여성들은 실업률이 낮아지고 고용률은 높아지고 있다.
5일 통계청 자료를 보면, 2분기 기준으로 20대 전체의 실업률은 2004년 7.7%에서 올해 7.3%로 낮아졌고, 고용률은 60%대를 유지하는 등 청년층 실업 문제가 다소 완화되는 추세다. 하지만 남녀별로 나눠보면 뚜렷한 차이가 드러난다.
2분기 기준으로 올해 20대 남성의 실업률은 9.1%로, 3년째 악화되고 있다. 이는 고용통계 기준이 변경돼 작성되기 시작한 2000년(8.3%) 이후 가장 나쁜 것이다. 20대 남성은 고용률도 낮아지고 있다. 2분기 기준으로 이들의 고용률 역시 2000년(66.3%) 이후 가장 낮은 60.7%를 기록했다. 남성의 고용률은 2003년 65.7% 이후 계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반면, 20대 여성의 고용사정은 남성과 견줘 상대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올 2분기 20대 여성의 실업률은 5.5%로, 3년째 낮아지는 추세를 보였다. 또 올 2분기 고용률도 59.7%로 지난해 2분기보다 0.2%포인트 높아졌다.
이처럼 20대 남녀의 고용 사정이 엇갈리는 이유는 청년 실업난 속에서 취업 문제에 대처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은애 실업극복국민재단 국장은 “남성은 군 제대 뒤 어학 연수나 자격증 준비 등을 하면서 취업 유보 기간을 예전보다 더 많이 갖거나 또 취업한 뒤에도 더 나은 직장으로 이직하려는 경향이 강해져 고용률이 낮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고용정보원의 박상현 고용조사팀장도 “군 문제 때문에 남성들이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게 여성보다 좀 늦어지는데, 이런 현상이 더 심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성들은 결혼 연령이 늦춰지는데다 취업 준비를 상대적으로 많이 해 취업률이 높아지고 있다. 이은애 국장은 “최근 서비스업종의 직종이 분화돼 일자리들이 추가로 만들어지면서 여성의 수요가 늘어났고 여성의 취업 준비도도 높아져 채용률이 높아졌다”며 “이 때문에 일부 기업들에서 내부적으로 남성 할당제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권혜자 고용정보원 동향분석팀장은 “20대 후반 여성의 경우 혼인 연령이 늦어지는 것도 20대 여성 고용률 증가의 또다른 요인”이라고 짚었다.
실제로 최근 4년간 삼성·현대차 등 10대 그룹의 여직원 수는 50% 가까이 늘어난 반면, 남직원 증가 수는 20%에도 못미친다. 10대 그룹 69개 계열사들의 2006 회계연도 사업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말 이들 기업의 여직원 수는 8만129명으로 2002년 말에 견줘 47.6% 늘어난 데 비해, 남직원 수는 34만4746명으로 18.2% 증가했다. 이는 주로 신입 사원 중 여직원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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