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아씨 영장기각에 검찰 ‘당혹’

석방뒤 수사방향·영장재청구 여부 등 숙의

사문서 위조 및 위조 사문서 행사, 업무방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긴급체포된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되자 수사를 담당한 서울 서부지검은 당혹스러운 표정이 역력했다.

서울 서부지법 김정중 영장전담판사는 18일 오후 8시께 "검찰이 혐의 사실에 관한 증거를 충분히 확보했기 때문에 신씨가 이후 사건의 수사나 재판과정에서 실질적으로 증거를 없앨 염려가 없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검찰은 "공식적으로 전달받은 바가 없다"면서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검찰은 우선 영장 기각 사유를 확인하는 한편 영장 기각에 따른 신씨 석방 문제 및 향후 수사방침 등 대책마련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구본민 서부지검 차장검사는 "아직 법원으로부터 영장기각에 대해 통보받은 바가 없다"면서도 "기자들은 어떻게 연락 받았느냐, 영장 기각 사유가 뭐냐"고 묻는 등 정리되지 못한 내부표정을 그대로 드러냈다.

구 차장검사는 또 체포영장 기한이 마감된 신씨의 석방 방침이나 영장 재청구 문제 등 차후 수사방향에 대해서도 "아직 영장기각조차 확인되지 않은 만큼 지금으로서는 할 말이 없다"며 극도로 말을 아꼈다.

앞서 이틀 전 인천공항에서 긴급체포됐던 신씨가 이날 영장실질심사조차 포기하는 등 구속수감을 각오한 모습을 보여 검찰 안팎에서는 이날 영장 발부가 거의 확실할 것으로 예측됐다.

검찰도 이날 오후 서부지검 청사 앞 마당에 취재진을 위한 임시천막 2동을 설치하며 신씨 구속과 수사 장기화에 대비하는 등 구속영장 발부에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전해진 '영장기각' 소식에 따라 검찰은 향후 수사방향을 완전히 새로 짜야할 처지에 놓였다.

검찰은 이날 밤 늦게까지 신씨에 대한 영장 재청구 여부를 포함한 수사방향 재설정 문제를 놓고 숙의를 거듭했다.

김병조 기자 [e-mail] (서울=연합뉴스)